[KIA 2025시즌 결산-중] 강력한 한방에도 기회 살리지 못했다 OPS·홈런 지표는 상위…득점권 타격 리그 최하위 맴돌아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
2025년 10월 14일(화) 1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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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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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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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우. |
KIA타이거즈의 OPS(출루율+장타율)는 0.734(4위)로 중상위권에 속했다. ‘야구의 꽃’ 홈런은 144개로 삼성(161개)에 이어 가장 많았다.
그러나 팀득점은 668점으로 6위에 그쳤다. 장타를 때려내더라도 기회를 이어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득점권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이었다. 득점권 타율(0.250)과 OPS(0.709)에서 각각 10위, 9위에 머물렀다. 점수를 뽑아내려고 할 때면 신기할 정도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사실 KIA 타선은 시즌 초반부터 흐름이 좋진 않았다. 수많은 선수가 부상으로 줄이탈했기 때문이다.
실제 부상 명단을 살펴보면 지긋지긋할 정도다.
시작은 지난 시즌 MVP 김도영이었다. 그는 3월 22일 열린 NC다이노스와의 KBO리그 개막전에서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이후 4월 25일 복귀했으나 5월 27일 키움히어로즈전에서 도루를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다시 전열에서 이탈했다.
또 박찬호는 3월 25일 오른쪽 무릎 염좌로 이탈했다가 복귀했다.
김선빈은 3월 28일 왼쪽 종아리 안쪽 근육을 다친 뒤 4월 5일 엔트리 말소됐다. 4월 19일 복귀전을 치른 그는 당일 상대팀과 충돌해 입안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봉합 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어 5월 21일 kt전에서는 왼쪽 종아리 바깥쪽 근육을 다치는 등 전반기에만 3차례 부상을 당하며 자리를 비웠다.
주장 나성범 역시 4월 26일 LG전에서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26경기만 출장한 채 전반기를 마감했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또한 5월 13일 허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가 6월 1일에 복귀했다.
여기에 외야 빈자리를 메워주던 박정우가 5월 25일 왼쪽 햄스트링을, 내야수 윤도현이 6월 11일 오른쪽 검지 중간 마디뼈가 부러져 수술대에 올랐다.
부상 악령에게 점령당한 KIA는 5월까지 하락의 길을 걸었으나 6월부터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그 결과 전반기 팀 타율 4위(0.261), 홈런 2위(80개), OPS(출루율+장타율) 0.745로 3위에 올랐다.
이 성적이 가능했던 이유는 ‘함평 타이거즈’의 반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KIA는 전반기에 ‘잇몸 야구’를 넘어 ‘임플란트 야구’를 선보였다.
그 선두주자는 김호령이다. 사실 김호령은 그동안 수비에서만 맹활약을 선보였다. 남다른 그의 중견수 수비 범위는 ‘호령존’이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였다. 이에 중견수 수비에서는 박해민(LG트윈스)과 더불어 리그 최정상급으로 평가받았다. 그럼에도 타격이 따라와 주지 않아 주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6월 한 달간 타율 0.271을 기록했다. 이 기간 2루타만 8개를 때려냈고, 그가 2루타를 치는 경기에서 패배는 없었다. 이어 7월에는 KBO리그 데뷔 이후 첫 멀티포와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만개했다. 그는 전반기 성적은 49경기 148타수 42안타 2홈런 24타점 타율 0.284 OPS(출루율+장타율) 0.795.
오선우 또한 주전 공백을 잘 메웠다. 그는 전반기 69경기 244타수 75안타 8홈런 34타점 타율 0.307 OPS 0.840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였다.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이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 고종욱 또한 6월 콜업 이후 전반기 23경기 58타수 19안타 2홈런 10타점 타율 0.328의 성적표를 작성했다. 특히 득점권에서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준 그는 결승타 3개를 때려내기도 했다.
이외에 김석환, 김규성, 박민 등 다양한 자원들이 활약하며 침체했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후반기 시작과 함께 타격 밸런스는 급격히 흔들렸다. 부상병이었던 김선빈과 나성범이 합류했으나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다. 심지어 두 번째 부상 이후 복귀했던 김도영은 8월 8일 또다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됐다.
결국 9월에는 팀 타율(0.225), OPS(0.661) 모두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특히 올 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타자는 최형우(타율 0.307) 단 1명뿐이었다. 이어 박찬호(0.287), 오선우(0.265) 정도만이 3할에 가까운 타율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마운드가 흔들린 가운데 타선마저 지원을 해주지 못하면서 가을야구 탈락의 쓴맛을 보게 된 것이다.
KIA가 지난 시즌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위타선뿐만 아니라 하위타선도 강해서였다. 1번부터 9번까지 거를 틈이 없는 모습이었다. 변우혁, 이창진, 박정우 등 백업 자원들 역시 주전 같은 역할로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내년 시즌 KIA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베테랑과 젊은 야수들의 조화가 필요하다. 타선의 결정력을 끌어올리는 것 또한 당연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단순한 한방에 그치지 않고, 서로 끈끈하게 연결된 짜임새 있는 야구가 필요하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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