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면 어쩌나…광주·전남 9곳 소방차 진입 곤란

광주 말바우시장, 이동식 좌판·이면도로 주정차에 막혀
목포·여수·광양·영광 등 일부 지역도…"개선사업 절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5년 10월 15일(수) 18:26
광주 말바우시장과 전남 목포·여수·광양·영광 등 주거지·상가 밀집지역 9곳의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발생 시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는 소방차의 신속한 현장 진입이 필수인 만큼 소방로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에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곳은 전통시장인 북구 말바우시장 1곳으로 확인됐다. 상업지역으로 분류되는 이곳은 좁은 골목길, 이면도로 주·정차, 시장 상인들의 이동식 좌판, 인파 등으로 소방차 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지역에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곳으로 확인된 8곳 중 목포 대반동길 일대는 영세한 주택이 밀집한 특성에, 도로가 급경사로 이뤄진 곳이 많고, 도로 역시 협소하다.

여수시 화양면 옥적리 상전 일대, 율촌면 신산2길 일대, 돌산읍 향일암로 68-1~향일암로 28 등 구간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이전에 조성된 다세대 생활주택들이 많다.

광양시 광양읍 동주1길 자연부락 일대와 광양시 옥곡면 신금1길 마을 진입로 등 2곳은 워낙 도로가 협소해 사실상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하다.

영광군 법성면 연우로2길 일대 1·2는 오밀조밀하게 주택이 밀집, 오래된 주택이 빈 공간 없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통상적으로 화재 발생시 소방차가 출동해 지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도로 폭은 ‘3.5m’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확보되지 않으면 소방차나 탱크차 등이 진입을 할 수 없고 3.5m를 넘더라도 충분한 공간이 없다면 차량이 방향을 틀 수 없다.

또 소방차가 겨우 진입하더라도 소방대원들이 활동할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이처럼 좁은 도로에서는 소방차가 진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곳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방관들은 소방호스를 직접 들쳐메고 화재 현장까지 내달려야 한다.

소방차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소방호스는 15m 길이 5개이며, 비상시에는 5개를 더 탑재해 출동한다. 소방관이 호스를 들고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최대 150m다.

광주 한 소방관은 “소방차의 출동로 확보는 화재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소방로가 제한되면 초기 화재 진압 시 어려움을 겪게 되며 불필요한 체력을 낭비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골든타임은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했을 때만 각종 사건·사고로부터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더욱이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환경은 골든타임 확보 실패로 직결되기 때문에 쾌적한 소방로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좁은 골목길과 노후 주거지, 불법 주정차 지역은 사실상 소방의 손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소방청과 지자체가 진입 곤란지역 개선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 대응이 지역 인프라 여건에 따라 구분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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