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최태원…경영 행보 박차

분할액 대폭 축소 전망…환송심 공방 재가열
美출장 이어 APEC CEO서밋·그룹 경영회의

연합뉴스
2025년 10월 16일(목) 16:28
사회적대화 공동 선언식, 인사말하는 최태원 회장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사회적 대화 공동선언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0.15 ond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에서 1조4000억원에 가까운 재산분할에 대한 파기환송이 결정되면서 최악의 위기는 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개인사 대신 글로벌 경영환경 급변 대응과 인공지능(AI) 산업 확장, 한미 관세협상 지원 등 당면한 현안과 그룹 경영에 한층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재산분할액을 다시 정하기 위한 법적 공방이 재점화하는 등 당분간 개인적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게 됐다.

최 회장이나 SK 그룹은 공식 반응 없이 평소와 같은 경영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룹 주요 계열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도 평소와 다름 없이 조용한 분위기로, 지난해 5월 2심 판결 이후 주요 경영진 긴급회의가 소집된 것과 달리 이날은 별도의 공지나 회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최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최대 위기는 넘겼다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2심에서는 1심 결과 665억원이던 재산분할액이 20배가 넘는 1조3808억원으로 대폭 상향되면서 최 회장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SK 그룹은 지주회사인 SK㈜가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말 기준 SK㈜ 지분을 17.9%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최 회장 측 SK㈜ 지분은 30% 정도로 추산돼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최 회장은 계열사 지분 매각이나 거액의 대출 발생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재산분할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이 경우 대법원이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SK 그룹 선대회장에게 지원했다는 300억원의 출처를 대통령 재임 중 받은 뇌물로 보고, 이를 노 관장의 재산 기여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이 중요하게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심 재판부가 300억원이 종잣돈이 됐다고 한 SK㈜ 지분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고 재산분할액도 1조4000억원보다는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재계는 분석했다.

최 회장은 개인적 리스크의 큰 고비를 넘긴 것을 계기로 관세 리스크와 공급망 문제 등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대응과 AI·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국가전략산업 육성 등 경영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오는 28~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의 의장을 맡아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이끌 예정이다.

내달 3~4일에는 SK가 주관하는 AI 서밋에 참석하고, 6~8일에는 그룹 최대 경영회의인 ‘CEO 세미나’에서 그룹 미래 방향에 대한 토론을 벌이는 등 숨 가쁜 행보가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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