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가득 모인 광장에서 '영화로 연대하기'

‘제16회 광주여성영화제’ 11월 6~10일
개막식 광주극장…변영주·이유영 사회
귄 장편 신설·인도네시아 여성 영화 조명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5년 10월 27일(월) 18:58
‘살인자 말리나의 4막극’
‘핑크문’
손에 빛을 든 사람들이 한 곳을 향해 나아간다. 이들 주변은 불빛으로 가득하다. 이 작은 빛들은 모여 세상을 밝히는 힘이 된다. 제16회 광주여성영화제를 알리는 포스터에는 빛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행진과 그 주변을 함께 밝히는 빛이 담겼다.

제16회 광주여성영화제(집행위원장 김채희)가 오는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광주극장과 CGV광주금남로,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캐치프레이즈는 ‘우리는 빛으로’이다. ‘광장의 확장’과 ‘빛의 연대’를 키워드로, 서로를 비추며 세상을 바꿔온 여성들의 역사와 현재를 잇는 연대의 선언을 의미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총 11개국 56편(장편 23·단편 33편)이 영화팬들을 기다린다. 개막식은 6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열린다. 변영주 감독과 배우 이유영이 공동 사회를 맡으며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의 축하 공연, 5·18광주민주화운동 성폭력 피해 증언자 모임 ‘열매’의 김복희 대표의 축사로 이뤄진다.

개막작은 이유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이반리 장만옥’이다. 도심의 레즈비언 바를 운영하던 만옥이 고향 이반리로 돌아와 전남편이 이장으로 있는 마을의 배타적인 시선과 권력에 맞서 이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이야기다. 차별적인 현실을 판타지적인 장치와 함께 유쾌하게 풀어내며, 진지한 주제를 담백하게 연출한다.

‘날 선 평화의 경계’
‘사랑하니까 가족이지’
폐막작은 윤한석 감독의 다큐멘터리 ‘핑크문’이 장식한다. 40세가 넘어 그림을 시작해 여성 최초로 이중섭미술상을 받은 페미니스트 1세대 화가 윤석남의 삶과 도전을 다룬다.

올해 영화제는 보폭을 넓혀 아시아 영화 가운데 인도네시아 여성영화를 조명한다. ‘플래시 아시아’ 섹션에서 선보일 4편 중 ‘날 선 평화의 경계’와 ‘살인자 말리나의 4막극’은 국내 미개봉 해외 초청작으로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관객들을 만난다.

인도네시아의 대표 단편영화제와 협업한 ‘발리국제단편영화제 교류전’은 인도네시아 여성영화의 현재를 조망하고 서로의 경험과 감각을 교류하는 자리로, ‘울려 퍼지는 선율’을 비롯해 ‘푸루사: 신성한 혼례’, ‘노!!’, ‘달의 눈에 비친 슬픔’, ‘소녀가 되어’가 스크린을 채운다. 발리국제단편영화제의 프란시스카 프리하디 프로그래머가 직접 광주를 찾아 관객과의 교류 시간도 갖는다.

영화제의 경쟁 섹션인 ‘귄 당선작’은 올해 장편 부문을 신설, 총 474편(장편 35·단편 439) 중 장편 8편, 단편 12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진출작은 본선 심사위원과 관객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폐막식 날에 시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의 여성 서사를 발굴하기 위해 광주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조명한 ‘메이드 인 광주’에서는 이예은 감독의 ‘베이비!’, 김소영 감독의 ‘슬기다운’, 순미경 감독의 ‘초코의 가출’, 김예본 감독의 ‘평생 소원이 누룽지일 뿐인데!’를 선보이며,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와 연계해 섹션 전 작품을 배리어프리로 제작, 상영한다.

‘이반리 장만옥’
‘지역여성영화제 교류전’은 전북·인천·제주·대구여성영화제가 추천한 지역 여성 감독들의 영화를 초청하며, ‘날선낯선’은 올해 캐치프레이즈에 어울리는 작품을 선정해 소개한다.

이와 함께 마스터클래스와 포커스 토크 등 총 28개 프로그램 이벤트가 마련되는 가운데 두개의 스페셜 토크가 준비돼 눈길을 끈다.

스페셜 토크 1 ‘증언에서 회복으로-열매와 함께 여는 치유의 장’은 5·18 성폭력 피해 증언자 모임 ‘열매’와 함께 젠더폭력과 회복의 의미를 나눈다. 스페셜 토크 2 ‘혼인평등, 사랑이 이길 때까지’는 ‘모두의 결혼’, ‘광주퀴어문화축제 바리’ 등과 협업해 한국 사회의 혼인평등 투쟁이 지닌 사회적 의미를 톺아본다.

김채희 집행위원장은 “지역영화의 위기, 만연한 여성혐오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 등 많은 부분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변화하지 않는 점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면서 “빛나는 우리가 모이고 함께 이야기하며 다시 한번 광장의 빛나는 순간을 기억하고 변화의 힘을 느끼는 따뜻한 연대의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상영작과 프로그램 정보는 광주여성영화제 홈페이지(www.wffig.com) 및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장권은 5000원, 배리어프리 섹션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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