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향사랑 지정기부, 가려운 곳 긁어준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2025년 11월 11일(화) 18:23
‘고향사랑 지정기부제’ 효과가 탁월하다. 기부자가 미리 정해진 자치단체 사업 중에 자신의 기부금이 사용되기를 원하는 사업을 지정해 기부하는 이 제도가 지역의 현안사업 해결은 물론 가려운 곳까지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23년 1월부터 시행중인 고향사랑 기부제의 하나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개인이 주민등록이 돼 있는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기부하면 해당 지자체는 이를 모아 주민 복지 증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가 시행 3년째를 맞이하면서 특히 지정기부제 효과를 톡톡히 본 광주·전남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국 기초지자체 중 고향사랑기부금 1위를 달성한 광주 동구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다.

동구는 특색없는 대도시 자치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타 지역민들의 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사업 초창기인 2023년부터 지정기부 사업을 시행했다.

‘발달장애 청소년 E.T 야구단 지원’과 ‘광주극장 보존을 위한 100년 프로젝트’가 바로 그 것으로 지난해에만 각각 4억원, 1억 3000만원이 모금될 정도로 성과가 나타났다. 이 기금중 서울시민의 기부가 29.6%, 경기도민이 28.3%를 담당했다.

곡성군은 지역 공공의료 공백 문제와 지역 숙원인 소아과 전문의를 이를 통해 해결했다.

지난해 1호 기부사업으로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세요’라는 사업을 통해 8000만원을 모금해 전국 최초로 출장진료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했고 올해는 곡성군 보건의료원 내 소아과 전문의를 둬 ‘상시진료’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곡성군에는 1960년 소아과 전문의 제도가 시행된 이래 단 한번도 소아과 전문의가 없었다고 한다,

장성군은 지정기부로 ‘제2의 축령산 숲길 조성’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지난 7월 집중호우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담양군은 지정기부로 호우피해 복구비를 마련하기도 했다.

신안군이 최근 지정기부로 도서지역 주민을 위한 여객선 매입 및 건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부터 2027년 12월까지 약 2년간 총 50억 원의 기부금을 모아 노후 여객선을 대체할 새 선박을 건조키로 한 것이다. 이는 전국 최초의 지정기부형 여객선 건조 사업으로 전국 섬 지역에 새로운 기부·지역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지정기부제의 순기능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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