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조업 불균형 심화…"미래차 전환 등 신산업 전폭 지원해야"

[광주경총, 산업구조 진단]
자동차 쏠림에 AI·모빌리티 기반 취약 성장동력 약화
지역형 R&D 패스트트랙 도입 등 정책 질적 전환 시급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5년 11월 17일(월) 16:12
광주 제조업이 자동차 산업 중심의 단일축 구조로 빠르게 고착되고 있다.

전자·가전 등 기존 주력 산업은 장기 침체에 빠진 반면, 광주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AI·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아직 제조업 내 비중이 미미해 산업 구조의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광주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역 광업·제조업 관련 통계청 최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광주 제조업 사업체 수는 약 5500개, 종사자 수는 13만명 수준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제조업의 실질적 성과를 나타내는 ‘부가가치’는 약 21조원으로, 수년 째 20조원 초반대에 머물며 사실상 ‘제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타 광역시의 제조업 부가가치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으로, 광주 제조업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산업 편중이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은 광주 제조업 생산액의 약 45%, 부가가치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지역 제조업을 사실상 단독으로 끌어가는 구조다.

완성차 실적이 지역 경제 전체의 향방을 좌우하는 불안정한 기반으로, 최근 글로벌 전기차 전환 속도 둔화·미국시장 수요 감소·수출 부진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광주 제조업의 리스크가 한층 커졌다는 해석이다.

반면 한때 ‘전자·가전 도시’로 불리던 광주의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제조업은 사업체 수·고용·생산액이 모두 지속적 감소세다. 생산거점 이전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지역 내 제조 생태계가 급격히 축소됐지만, 이를 대체해야 할 신성장 산업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광주시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인공지능(AI)·미래 모빌리티 산업도 제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게 광주경총의 설명이다. AI 기반 공장 자동화·자율주행 부품·차체 경량화 기술 등 신제조 분야가 기대만큼 빠른 사업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기존 산업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제조업 구조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산업 육성 공언을 넘어 미래차 전환 전담 지원센터 설치, 지역형 R&D 패스트트랙 도입 등 실제 공장 안에서 작동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양진석 광주경총 회장은 “미래차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광주 제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내연기관 부품기업이 전기차·수소차 기업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R&D·설비투자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을 과감히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신산업이 제조 현장에 뿌리내리도록 규제를 적극 정비하고,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통 주력 산업의 연착륙을 위해 고용안정 지원, 사업전환 컨설팅, 정책자금 확대 등 ‘산업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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