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발은 빠른데 도착은 더 늦어"…이용객 불만 [호남선 KTX 10년 만의 증편 첫날]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엄재용 인턴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
| 2025년 11월 17일(월) 19: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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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5시30분 광주 광산구 송정역에서 용산으로 가는 KTX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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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 15일 오전 6시1분에 출발하는 KTX-산천의 특/우등 좌석이 매진(17일 현재)돼 있다. |
“출발은 빠른데 도착은 더 늦어”…이용객 불만 폭주
[호남선 KTX 10년 만의 증편 첫날]
광주송정~용산 KTX 4편 중 상·하행 1편씩 증편
서대전 경유로 18분 지연…실질적 확대 편성 시급
호남선 KTX가 10년 만에 증편됐지만 정작 이용객 불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열차보다 일찍 출발함에도 도착 시간이 더 늦어지는 ‘역효과’가 나타나면서 증편 효과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다.
17일 오전 5시30분, 광주송정역은 이른 시간에도 서울행 KTX를 타려는 승객들로 붐볐다. 이날부터 운행에 들어간 오전 5시52분 증편 열차도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그러나 승객들은 “증편 덕을 본 게 아니라, 오히려 예매 전쟁만 심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부터 기존 용산~익산 운행 KTX 산천 열차 4편 중 상·하행 각 1편씩(총 2편)을 광주송정역까지 연장했다. 상행선은 기존 오전 6시25분 익산 출발 열차가 오전 5시52분 광주송정발로 바뀌었고, 하행선은 오후 9시 9분 용산 출발 열차의 종착역이 익산에서 광주송정(오후 11시44분)으로 변경됐다.
문제는 새로 생긴 열차가 기존 열차보다 더 늦게 도착한다는 점이다.
기존 오전 6시1분 광주송정발 KTX는 오전 8시13분 용산에 도착하지만, 증편된 오전 5시52분 열차는 서대전을 경유하는 탓에 오전 8시31분에 도착한다. 출발은 9분 빠른데 도착은 18분 늦는 셈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해당 열차(474열차)는 익산·장성 등을 지나는 일반선 경유로 고속선(404열차) 대비 속도가 느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용산~익산’ 기존 노선을 단순 연장한 방식이 오히려 도착 지연을 초래했고, 실질적인 증편 효과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출장을 위해 KTX를 자주 이용한다는 정하영씨(34)는 “새 열차가 생겼다길래 선택권이 늘어난 줄 알았는데, 결국 기존 시간대 표만 더 빨리 동나는 상황이 됐다”며 “원하는 시간은 한 달 전부터 예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레일톡 기준 가장 수요가 높은 월요일 오전 6시1분 KTX 특·우등석은 12월15일까지 전부 매진된 상태였다.
또다른 이용객 김모씨(59)는 “호남선은 경부선보다 열차 운행이 절반 수준인데, 새로 넣은 열차가 더 느리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서울 직행 열차와 KTX-1 같은 대형 편성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수요가 몰리는 주말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토요일 아침 상행과 일요일 오후 하행은 대부분 매진됐고, 증편된 하행선(용산 21:09→광주송정 23:44)도 도착이 자정에 가까워 ‘비수요 시간대 증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광주송정역을 포함한 호남권은 피크 시간대(주중·주말) 운행이 각 13회로 경부선(주중 27회·주말 31회)의 절반 수준에 머문다. 좌석 또한 경부선에는 955석의 KTX-1이 투입되는 반면 호남선은 379석 KTX-산천이 주력이어서 구조적 좌석난이 고착되고 있다.
한편 호남선은 지난 2005년 분기점이 오송으로 확정된 뒤 시간·요금에서 불리함을 겪어 왔으며, 경부선보다 11년 늦은 2015년에야 개통되면서 ‘지역 차별 논란’의 상징으로 지적돼 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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