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 쓸어내린 시·도민…인명피해 없다는 소식에 ‘안도’ [신안 장산도 해상서 ‘퀸제누비아2호’ 여객선 좌초]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
| 2025년 11월 20일(목)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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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해양경찰서 전용 부두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탑승객들이 구조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동하고 있다.267명이 탑승한 퀸제누비아2호는 이날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도 남방 족도에 좌초됐다. 연합뉴스 |
20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45분 제주항을 떠난 퀸제누비아2호는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총 267명을 태우고 목포로 항해하던 중 같은 날 오후 8시16분께 장산도 인근 무인도 ‘족도’에 선체가 절반가량 올라선 채 좌초됐다. 그 충격으로 승객 30명이 통증을 호소했으나 다행히 모두 경미한 부상으로 확인됐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지난해 발생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등 비극의 기억을 떠올리며 밤새 불안 속에 구조 결과를 지켜봤다.
30대 강모 씨는 “사고 소식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잊을 만하면 대형 사고가 터진다”며 “제2의 세월호로 이어지지 않아 정말 다행이지만, 아직도 그때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항해사의 운항 절차 위반과 선장의 감독 소홀이 겹친 명백한 ‘인재’로 드러났다.
목포해경은 일등 항해사 A씨(40대)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씨(40대) 등 2명을 중과실치상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좁은 수역을 통과할 때 반드시 필요한 수동 조종 의무를 어기고 자동항법장치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최초 조사에서 “조타기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휴대전화로 포털 사이트 뉴스를 검색하느라 조타 타이밍을 놓쳤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당시 선박은 시속 40~45㎞(약 22노트)로 항해 중이었다.
선박은 변침 지점을 지나 약 2~3분 뒤 무인도와 충돌했으며, 해경 관계자는 “정상 항로를 유지했지만 변침 시점이 1600m가량 지나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조타수 B씨 역시 항해 보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항해 총괄 책임자인 C 선장(60대)도 형사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선원법 9조는 좁은 수로 통과, 충돌 위험 해역 접근, 항구 출입 등의 상황에서는 선장이 직접 조종을 지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선장이 조종 현장을 비운 것 자체가 명백한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경은 “선장의 직무유기가 사고 확대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사고 당시 목포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사전 이상을 포착하지 못한 점도 논란이다.
사고 시각 VTS에는 관제사 1명만 근무 중이었으며 관제 대상 선박 5척, 주변 항로 선박 3척 등 총 8척만 관제 중이었다. 그러나 센터는 신고 접수 이후에서야 사고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윤 목포광역VTS센터장은 “좌초 지점과 항로 간 거리가 가까워 사전 교신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하면서도 “관제 측 주의 부족 여부는 객관적으로 조사해 책임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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