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안정 ‘4자 협의체’ 가동…‘국민연금 환헤지’ 논의

"연금 수익성-외환안정 조화"
국민 노후자산에 우려 시선도

연합뉴스@yna.co.kr
2025년 11월 24일(월) 16:55
원·달러 환율이 1.5원 오른 1,477.1원으로 집계된 24일 서울 중구 명동의 사설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하고 있다. 연합뉴스@yna.co.kr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등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4자 협의체를 가동했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 공조 체제를 본격화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언론공지를 통해 “기재부와 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 과정에서의 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했다”면서 첫 회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14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과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갖고 “국민연금 등 주요 수급 주체와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만의 후속 조치다.

기재부는 “앞으로 4자 협의체에서는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민하게 대응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 투자를 위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환율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4자 협의체에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것은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해 자본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 투자가 외환시장 수급에 미치는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이 비중 있게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더 적극적으로 환헤지에 나서는 방안이 다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바 ‘전략적 환헤지’, 한은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 등이다.

이처럼 국민연금을 환율 안정 수단에 동원하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국민 노후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5원 오른 1477.1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해 3.6원 낮은 1,472.0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줄이다가 주간 거래 마감 무렵에는 1477.3원까지 올랐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장 초반 순매수하던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환율을 끌어올렸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7.20p(0.19%) 내린 3846.06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298억원을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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