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고환율 속 수출기업 살아갈 방안 마련을

이산하 경제부 차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11월 26일(수) 23:05
이산하 경제부 차장
원·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1400원 중후반대가 뉴노멀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1500원대마저 위협한다.

천정부지로 솟은 환율로 인해 각계에서는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으며, 수출 기업은 어느 때보다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만난 한 기업 관계자는 내수보다 수출 위주로 사업을 하고 있는데, 환율이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달러가 비싸지면서 수출액이 늘어나지만, 고환율로 원재료 가격이 올라 오히려 손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은 수치로도 반영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수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금 사정 인식 조사’ 결과, 현재 자금 사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 ‘환율 상승(43.6%)’을 꼽았다. 보호무역 확대 및 관세 인상(24.9%)도 부담 요인으로 조사됐다.

환율 급등으로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미국 관세 인상의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채산성이 악화돼 기업들이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수출 제조기업의 45.4%가 자금 관리·조달 시 겪는 애로로 환율·원자재 리스크 관리를 꼽았으며, 수출·투자 환경 불확실성 대응(20.7%), 자본·금융시장 규제(13.8%) 등도 애로사항으로 지목됐다.

천정부지로 솟은 환율에 정부는 국민연금을 소방수로 투입할 구상이다.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시키기 위해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구축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환율 안정은 기금 동원이 아니라 구조적 해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자본 흐름 관리와 외환보유 전략,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가 함께 작동하지 않으면 국민연금 투입은 일시적 진화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환율은 기업의 비용이고 투자 일정이며 내년 계획과 직결된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 몫이다.

정부가 우리 기업이 고환율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해법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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