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서 한센인과 30년 생활…편견의 눈 거두길"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 광주경총 금요조찬포럼서 강조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2025년 12월 05일(금) 09:18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이 5일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광주호텔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의 ‘제1706회 금요조찬포럼’에서 ‘나의 가족 나의 한센인’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소록도에서 30년, 반성하는 마음으로 한센인들을 돌보며 살고 있습니다.”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은 5일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광주호텔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의 ‘제1706회 금요조찬포럼’에서 ‘나의 가족 나의 한센인’이란 강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 부장은 1995년부터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인들을 돌보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센병의 역사와 한센인들의 고충에 대해 자세히 조명했다.

오 부장은 “한센병은 나균에 의한 법정 2군 감염병으로, 1873년 노르웨이 의사 한센에 의해 발견됐다”며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게서 배출된 나균에 접촉 시 호흡기 또는 피부를 통해 체내로 들어와 감염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센병의 전염력이 강하지 않고, 유전병이 아닌 점을 강조하면서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센병의 잠복기는 짧게는 3년 길게는 60년 정도”라며 “한센병은 결핵과 같은 법정 2급 감염병이며, 엄마 뱃속에서 태반을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약한 병이기에 유전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염도 나균을 가지고 있는 환자와 오랫동안 접촉 시 걸린다”며 “한센병은 말초신경에 피해를 주는 피부병이며, 조기 발견 시 우리와 같이 평범한 모습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 부장은 국내 한센병의 현황을 안내하며 30년간 한센인은 돌보며 안타까웠던 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현재 입원 한센인은 327명으로 평균 연령은 79.8세다”며 “한센병의 합병증으로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한 1, 2급 장애인은 278명으로 85.73%다”고 말했다.

이어 “소록도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픈 점은 우리 한센인들이 차별을 당한다는 점이다”며 “BCG접종으로 국민의 99.9%가 한센병에 대한 면역이 생겨 전염이 되지 않는 데도, 식당과 병원 등 일상생활에서 여전히 차별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한센인들을 진료하지 않았던 우리 의사들, 나아가 사회가 반성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한센인들이 다 치료가 된 지 오래인 만큼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의 눈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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