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인체 탐구…선묘에 현대적 감각 투영

고미아 개인전 31일까지 광주예당 갤러리
"존재의 의미 되새기며 치유의 여정 전파"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5년 12월 10일(수) 10:19
고미아 작 ‘나에게로’
영남과 호남의 회화를 숙지하고 있는 고미아 작가의 제5회 개인전이 지난 5일 개막, 오는 31일까지 광주예술의전당(이하 광주예당) 전시지원 공모전시의 하나로 전당 내 갤러리에서 ‘호접몽’(胡蝶夢)이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고미아 작가는 영남대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조선대 대학원에서 한국화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개인전 역시 경상도와 전라도를 오가며 열었다.

이런 행보를 걸어온 작가는 유려한 필선과 부드러운 색채로 인물을 표현해온 가운데 오랜 시간 인체를 탐구해왔다. 이번 개인전에서 전통 공필화(공을 들여 대상을 세밀하고 깔끔하게 묘사하고 정교하게 채색하는 회화 기법) 특유의 깊이 있는 선묘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회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출품작은 30여점.

이상화된 미(美)의 표상이 아닌, 내면 깊숙한 곳에 잠재된 감정과 자아의 흔적을 담은 진솔한 인물 표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작가의 인물화는 그에게 예술이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행위가 아니라, 정신적 해방이자 치유의 과정으로 읽힌다.

특히 작품 속 소녀들은 작가의 내면이 담긴 자화상이자, 어릴 적 이상을 실현해 줄 존재로, 그들의 고요한 표정과 차분한 눈빛에는 성장의 아픔과 삶의 상흔이 스며 있으나, 동시에 그 너머로 나아가려는 회복의 의지와 온전함을 향한 마음이 깃들어 있다.

작가는 이런 감정을 인물의 표정에 섬세하게 담아내며, 소녀의 순수한 감성과 따스한 색채를 더해 자신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한편, 화면 속에서 꽃과 나비의 형상으로 확장된다. 꽃은 성장과 희망을, 나비는 자유와 변화, 영혼을 각각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작가는 그 상징들을 통해 자유로이 날아오르고자 하는 깊은 염원을 담아내는 동시에 은은한 색과 정교한 세필로 그려진 인물들은 사색의 공간 속에서 미묘한 감정을 품어낸다. 작가의 작품은 마치 꿈결처럼 여운이 흐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상처를 넘어 다시 피어나는 인간의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는 반응이다.

아울러 꽃과 나비, 그리고 소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마음 속에 잠들어 있던 순수함과 희망이 다시 깨어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예당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그리는 행위를 통해 살아 있음을 느끼고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 치유의 여정이 관람자에게도 잔잔한 울림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미아 작가는 영남대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조선대 대학원에서 한국화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경산을 비롯해 광주 등에서 개인전 4회를 가졌으며, 대전예술가의 집과 관선재갤러리 등 다수 초대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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