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질서가 흔들릴 때, 기업은 방향을 잃지 말아야 한다"

[광주경총, 곽수종 리앤경제연구소 대표 초청 제1707회 금요조찬포럼]
미·중 패권경쟁·AI 전환 속 한국 경제 리스크 진단
광주·전남, 산업·교육 재설계 없이는 성장동력 약화 경고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5년 12월 12일(금) 09:00
곽수종 리엔경제연구소 대표는 12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 제1707회 금요조찬포럼에서 ‘2026년 세계 및 한국경제 전망’ 주제 강연을 진행했다.
“세계 질서가 흔들릴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건 기업입니다. 경영자는 흐름을 읽는 눈을 가져야 생존합니다.”

곽수종 리엔경제연구소 대표는 12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 제1707회 금요조찬포럼에서 ‘2026년 세계 및 한국경제 전망’ 주제 강연을 통해 미·중 갈등, AI 전환, 인구구조 변화가 동시에 겹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험과 대응 전략을 짚었다.

곽수종 대표는 “정치·전쟁·금융이 얽힌 글로벌 대전환기에는 과거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며 “패권 구도 변화와 기술혁명, 자산시장 불안정성이 기업 활동의 모든 영역을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역사적 사이클’로 설명했다.

곽 대표는 “스페인·네덜란드·영국·미국으로 이어진 500년 패권의 흐름에 이제 중국이 본격적으로 진입했다”며 “달러 체제 유지와 해양 패권에 기반한 미국의 구조, 히토류·금·제조력으로 대응하는 중국의 전략이 겹쳐지면서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방위비 분담 요구와 동맹 재편 움직임은 미국의 ‘안보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신호”라며 “중국은 부동산 부실과 저축 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미·중 모두 불안 요인이 상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경제와 관련해서는 교육·정치·산업 구조의 약화를 ‘본질적 위험’으로 꼽았다.

그는 “한 나라가 기울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영역이 교육”이라며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는 나라는 기술혁명기마다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I 시대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곽 대표는 “AI 산업은 GPU·전력·데이터센터·인력·복지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국가 설계를 요구한다”며 “전력 확보 논의조차 없는 상황에서 ‘AI 강국’만 외치는 것은 방향을 잃은 개발주의”라고 지적했다.

그는 “1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가 돌아가는 시대에, 전력 구조 개편과 사회적 합의 없이 AI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없다”며 “정부는 5년·20년을 내다보는 인프라 설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시장과 금융 위험에 대해서는 스테이블코인과 금을 함께 언급했다. 곽 대표는 “달러 연동 코인은 단기 국채에 기반하기 때문에 금리 충격이 오면 발행사의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달러 가치가 요동칠 때 금이 다시 ‘안정의 언어’로 부상하는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지방 도시의 ‘근거 없는 고가화’에 대해 강한 경고를 보냈다.

곽 대표는 “광주 32평이 10억원을 넘어가는 상황은 인구·교육·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좋은 대학·병원·일자리가 없는 도시는 가격 회복력이 약해 충격이 오면 수도권보다 더 크게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에서 번 돈이 다시 지역에 쌓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방 경제의 핵심”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을 키운 금호가 벌어들인 돈이 대부분 서울로 흘러간 것처럼, 산업 기반 없이 고가 아파트만 남은 도시는 젊은 세대를 붙잡기 어렵다”고 했다.

곽 대표는 미국 빅테크와 한국 시장의 차이를 예로 들며 장기투자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애플·아마존·구글의 주가는 30년을 견딘 투자자에게 수백 배 수익을 보상했지만, 한국 시장은 구조적으로 그런 기회가 드물다”며 “청년 세대는 미국 우량주·금·글로벌 자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지금 50·60대는 잘못 투자하면 되돌릴 시간이 없지만, 20·30대는 작은 돈이라도 장기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 돈은 부모 세대가 아니라 자기 자녀의 미래 연금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세계 질서는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며 “광주·전남이 AI·에너지·해안도시라는 강점을 살려 새로운 산업 좌표를 만들 때 한국 경제의 다음 10년이 열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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