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솟는 물가·환율에 서민 식탁 ‘빨간불’

김밥·삼겹살 등 1년새 7%대까지 상승…가계 부담↑
물가 압박 장기화 우려…정부 긴급 대웅 조치 나서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5년 12월 26일(금) 17:48
#1 30대 회사원 김지훈씨는 최근 부담 없이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직장 근처 분식점을 찾았으나 계산대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김밥 한 줄과 라면 한 그릇이면 7000~8000원에 해결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2배 가량의 비용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계산할 때 가격을 잘못 본 줄 알고 재차 확인했다. 부담 없이 찾던 김밥, 라면마저도 가격이 오르는 것에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2 연말을 맞아 지인들과 모임을 한 40대 최민성씨에게 값싸고 푸짐했던 삼겹살이 이제는 부담스러운 외식 메뉴로 바뀌었다. 1인분에 1만5000원대였던 가격이 어느새 1만9000원대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4명 기준으로 식사비를 포함해 기타 비용까지 10만원 안팎이었던 것이 올해는 15만~20만원까지 이르렀다.



외식 물가가 고공 행진을 하며 송년회 시즌에 지출이 늘어난 직장인들과 서민 식탁 물가가 흔들리고 있다.

고환율과 수입산 식재료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연말 장보기와 외식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부담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광주지역 소비자 선호 외식 메뉴 8개(김밥·자장면·칼국수·냉면·삼겹살·삼계탕·비빔밥·김치찌개 백반)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보다 1∼7%대 상승했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메뉴는 삼겹살이다.

부담 없이 찾는 회식의 단골 메뉴인 삼겹살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 1만5000원에서 올해 11월 1만6111원으로 7.4% 상승했다.

돼지고기 값은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각종 원재료와 인건비가 오른 탓으로 분석된다.또 대표적으로 부담 없이 찾는 김밥의 평균 가격은 지난달 3460원으로 지난해 11월(3340원)보다 3.5% 올랐다.

자장면의 평균 가격은 7100원으로 지난해 6800원보다 4.4% 상승했다.또 직장인들의 대표 점심 메뉴 중 하나인 김치찌개 백반의 지난달 평균 가격은 8200원으로 지난해 8500원보다 3.6%, 냉면(9900원→1만300원) 4.0% 오르는 등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환율 상승, 인건비 부담, 임대료·공공요금 비용 상승 요인이 겹치면서 대표 서민 먹거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고물가·고환율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부담은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밀가루, 식용유, 육류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자재 가격이 환율 영향으로 들썩이면서 식당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어서다.

한 식당 업주는 “식자재 납품가가 무섭게 오르는데 손님 눈치가 보여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며 “환율이 오르면 전기료, 가스비까지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니 사방이 벽인 느낌이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원ㆍ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수입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확산하는 것에 대한 긴급 대응 조치에 나섰다.

각 부처 차관급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해 소관 품목별로 가격?수급 등을 점검하며 물가를 관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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