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여수세계섬박람회와 섬 방문의 해…전남 관광 지도 다시 그리다

[여수세계섬박람회에서 섬 방문의 해까지…]
9월부터 11월까지 여수세계섬박람회
도, 2026년 ‘전남 섬 방문의 해’ 지정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여행 공간 선봬
숙소·맛집 등 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6년 01월 01일(목) 19:35
SNS서포터즈 발대식
2026년 전남 관광의 키워드는 ‘섬’이다. 여수에서 열리는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의 가치와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는 무대이고, 전남도가 추진하는 ‘전남 섬 방문의 해’는 이를 전남 전역의 관광 흐름으로 넓히는 시도다. 관건은 행사를 여는 데 그칠 것인가, 섬 관광의 구조를 바꾸는 계기로 만들 것인가다. 2026년을 전남 섬 관광의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과제와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섬은 전남 관광의 오래된 자산이자, 동시에 가장 풀기 어려운 과제였다. 수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관광은 늘 일부 지역에 집중됐고, 대부분은 당일 일정에 머물렀다. 아름다운 풍경은 남았지만, 지역에 남는 소비와 일자리는 제한적이었다. 섬이 가진 잠재력에 비해 활용은 늘 부족했다는 평가가 반복돼 온 이유다. 바다를 건너는 순간부터 여행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일정 하나만 어긋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는 구조가 섬 관광의 현실이었다.

전남이 2026년을 ‘섬’으로 다시 꺼내 든 배경에는 이런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단순히 섬을 알리자는 차원이 아니라, 섬 관광의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시도다. 그 중심에 2026년 9월부터 11월까지 여수에서 열리는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있다. 박람회는 여수 돌산 진모지구를 주무대로 여수세계박람회장과 인근 섬 지역까지 공간을 넓혀, 섬의 자연과 생활, 그리고 미래를 전시와 체험, 국제 교류의 언어로 풀어낸다. 섬을 보호의 대상이나 낙후된 공간이 아니라, 앞으로 함께 살아갈 장소로 바라보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박람회 하나만으로 전남 섬 관광 전체가 달라지기는 어렵다. 그래서 전남도는 2026년을 ‘전남 섬 방문의 해’로 지정해, 박람회가 만들어낸 관심과 방문을 도 전역의 섬으로 넓히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수에 머문 발걸음을 신안과 완도, 고흥과 진도, 강진과 해남의 섬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섬을 개별 관광지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여행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섬별 특성을 살린 소규모 프로그램과 계절형 여행 코스를 촘촘히 쌓는 작업이 중요해진다.

섬 관광의 출발점은 결국 이동이다. 섬 여행은 여전히 배 시간과 날씨부터 확인해야 하는 일정이다. 접근이 불편하면 여행 후보지에서 쉽게 제외된다. 전남이 섬 방문의 해를 통해 풀어야 할 첫 과제는 섬으로 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다. 배편 정보와 예약, 연계 교통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고, 처음 섬을 찾는 여행자도 부담 없이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이동이 편해질수록 섬은 ‘특별한 곳’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곳’이 된다.

이동 다음은 머무를 이유다. 섬은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강점이 있지만,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은 경험에서 나온다. 섬의 자연을 걷고, 음식을 맛보고, 주민의 생활을 이해하는 과정이 여행이 될 때 체류가 생긴다. 전남의 섬에는 해양 생태와 갯벌, 어업과 음식, 역사와 생활문화라는 자원이 이미 축적돼 있다. 이를 각 섬에 흩어두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가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이야기와 일정으로 정리하는 기획력이 필요하다. 섬마다 다른 개성을 살리되, 전남 섬 관광이라는 하나의 방향성을 만들어야 한다.

체류형 관광은 섬 관광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다. 당일치기 여행은 기억을 남기지만, 숙박은 지역에 돈을 남긴다. 하룻밤을 머무는 순간 숙박과 식사, 체험과 이동이 이어지고, 관광은 지역경제로 연결된다. 전남도가 준비 중인 섬 반값여행 같은 지원 정책도 이런 흐름 속에서 의미를 가진다. 다만 가격 혜택만으로는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숙박의 질과 위생, 체험의 완성도가 함께 올라가지 않으면 관광은 금세 식는다. 지원은 출발선일 뿐, 목표는 민간과 지역이 스스로 굴러가는 구조다.

섬 관광은 주민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 관광이 늘면 일자리가 생기고, 섬을 떠났던 청년이 돌아올 이유도 생긴다. 실제로 일부 섬에서는 게스트하우스와 체험형 숙소, 작은 카페와 해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새로운 생계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변화가 확산되려면 행정의 지원이 단기 행사에 머물지 않고, 현장의 시도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관광이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은 시설이 아니라 사람과 관계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수세계섬박람회와 전남 섬 방문의 해를 함께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제행사로 시선을 모으고, 그 관심을 전남 전역의 섬으로 이어 실제 방문과 체류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섬을 가진 지역은 많지만, 섬을 중심에 놓고 관광을 설계하는 지역은 드물다. 전남이 이 흐름을 만들어낸다면, 섬은 더 이상 먼 곳이 아니라 전남 관광의 얼굴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2026년 이후에도 섬 관광이 전남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 잡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물론 과제는 남아 있다. 섬 관광은 안전과 위생, 정보 제공 같은 기본이 부족하면 쉽게 신뢰를 잃는다. 한 번의 불편은 다시 찾지 않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2026년은 새로운 것을 무리하게 더하기보다, 기본을 차분히 다듬는 해가 돼야 한다. 이동과 숙박, 안내와 안전까지 여행의 처음과 끝을 정리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전남이 내년을 ‘섬의 해’로 부르려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섬은 전남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관광 자산이자, 가장 늦게 본격적으로 손을 대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여수세계섬박람회와 전남 섬 방문의 해는 그 간격을 좁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크게 알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남기느냐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와 전남 섬 방문의 해를 통해 섬을 잠시 들르는 관광지가 아니라, 머물고 다시 찾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전남 섬 관광이 한 해의 행사로 끝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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