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들, 임금체불·퇴직금·보증금 분쟁 겪어

광주YMCA 분석…"사례 대부분 생존 문제 직결"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1월 02일(금) 20:02
광주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이 임금체불·퇴직금·보증금 분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광주YMCA 고려인마을 법률지원단에 따르면 지난해 무료 법률상담 비율은 기타·생활 상담 57%, 임금체불 20%, 퇴직금 체불 4% 등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려인들이 건설 현장 등에서 일을 할 때 하도급 구조가 얽히거나 소개자를 거치는 과정에서 회사 이름조차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고, 문제가 생긴 뒤에는 연락이 닿지 않거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상황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청 진정 등 구제 절차를 밟으려 해도, 첫 단추인 ‘사용자 특정’에서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다.

임대차·보증금(6%) 문제도 꾸준히 등장했다.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집주인이 수리비·원상복구를 이유로 공제하면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다.

법률지원단은 이처럼 고려인의 삶을 흔드는 원인을 증빙 부족, 언어 장벽, 책임 주체 불명확 등으로 분석했다.

증빙 부족은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 통장 내역, 임대차 특약, 하자 사진 같은 핵심 자료가 없거나 흩어져 있어 억울한 상황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언어 장벽은 통역이 있어도 ‘문장 번역’에 그치면 현실에서는 어떤 서류를 어느 기관에 제출해야 하는지 알기 쉽지 않다.

책임 주체 불명확은 하도급·소개자·현장관리자 등 구조가 복잡할수록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을 특정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때 피해는 법을 잘 모르는 고려인이 받는다.

법률지원단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먼 타국에 끌려갔던 우리 동포가 한국에 돌아와 일하고 살아가는데, 계약서 한 장이 없어서, 말이 통하지 않아서, 책임자를 특정할 수 없어서 권리를 포기하게 맞는지 되묻고 있다”며 “이런 분쟁은 내일 당장 살 곳과 연결되는 생존의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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