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쿠팡 사태에 흔들리는 사람들

김은지 산업부 기자

광남일보@gwangnam.co.kr
2026년 01월 11일(일) 14:33
김은지 산업부 기자
쿠팡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최근 각종 제재와 규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3370만명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부터 시장 독점, 자영업자 갑질 문제, 역외 탈세 의혹, 노동자 사망 사고까지.

쿠팡이 져야할 사회적 책임은 분명하다.

다만 규제의 방향과 별개로, 한 가지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되기 전에 보호돼야 할 사람들을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는가다.

쿠팡은 단순한 유통기업이 아니다. 수많은 소상공인과 판매자가 생계를 의존하고 있고, 물류 현장에는 다수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이들에게 쿠팡은 ‘문제의 기업’이기 이전에 일터이자 거래처다. 쿠팡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흔들릴수록, 이들의 일상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실제 현장에서는 불안이 가장 먼저 감지된다. 규제와 제재 가능성이 거론될 때마다 주문 감소, 정책 변경, 정산 지연에 대한 우려가 반복된다.

특히, 대체 유통망을 확보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에게 이는 단순한 시장 변화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다.

물류 근로자 역시 물량 축소나 근무 조건 변화 가능성을 체감할 수 밖에 없다.

플랫폼 규제는 기업을 향하고 있지만, 그 여파는 구조적으로 가장 아래에 있는 이들에게 먼저 도달한다.

규제의 필요성과 별개로, 여전히 그 충격을 완화할 안전망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플랫폼을 바로잡는다는 목적과 그 플랫폼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절대 분리될 수 없다.

규제가 불가피하다면, 그 이전에 거래 안정성, 정산 보호, 고용 불안 완화 등 최소한의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규제는 기업을 향한 정책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생태계를 향한 부담이 된다.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속도만큼, 모든 여파를 견딜 구조는 어떻게 갖춰야 할 지도 함께 논의돼야 하는 이유다.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68109615527574000
프린트 시간 : 2026년 01월 12일 08:4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