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뮤네릭스

문 앞의 불편 ‘AI 여닫이문 자동화’로 해결한다
도어락 제어·개폐·관제 통합
출입을 ‘행위→시스템’ 재설계
낙상·침입감지…재난 대응도
편의에서 ‘안전 인프라’로 확장
미국 요양시설 등에 수출 ‘봇물’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1월 18일(일) 09:02
변철원 뮤네릭스 대표가 제품 설명을 위해 휠체어 앉아 AI 기반 여닫이문 출입 자동화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관문은 하루의 시작과 끝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출입 동작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반복되는 불편이 되고, 때로는 위험으로 이어진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여는 짧은 과정조차 노약자와 장애인, 이동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장벽이 된다.

광주 동명동 아이플렉스(I-PLEX)에 위치한 뮤네릭스(MUNEЯIXX·대표 변철원)는 이 ‘문 앞의 불편’을 기술의 출발점으로 삼은 기업이다. 2022년 1월 창사 당시에는 원인터내셔널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했지만 유통사로 오해를 받는 일이 잦아, 출입 기술 기업으로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올해 사명을 ‘뮤네릭스’로 변경했다. 문에서 시작되는 기술이라는 방향성을 이름에 담아낸 선택이다.

뮤네릭스가 개발한 핵심 솔루션은 AI 기반 여닫이문 출입 자동화 시스템 ‘MUːN’이다. 단순히 문을 자동으로 여닫는 장치가 아니라, 출입 인식부터 도어락 제어, 문 개폐, 출입 로그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출입 환경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구조다.

기존 출입 시스템은 기능이 분절돼 있었다.

자동문은 인증이 약했고, 도어락은 개폐 자체를 해결하지 못했다. 또 CCTV는 감시는 가능하지만 상황 판단과 선제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다.

AI 기반 여닫이문 출입 자동화 시스템 내부 모습.
하지만 뮤네릭스의 ‘MUːN’ 시스템은 이 기능들을 하나의 모듈로 통합해 ‘출입’이라는 행위를 데이터와 판단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시스템은 하드웨어·AI·앱(APP)으로 구성된다.

하드웨어는 도어락 신호를 분석해 개폐를 제어하고, 초저전력 회로 설계와 다양한 통신 방식을 통해 기존 여닫이문에 적용된다. AI는 출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학습해 보조기기 사용 여부를 구분하고, 사용자별 개폐 각도와 속도를 조절한다. 앱은 실시간 모니터링과 원격 제어, 관제 연동을 맡아 현장과 사용자를 연결한다.

기술의 방향은 ‘편의’에서 ‘안전’으로 이어진다. 낙상이나 침입, 배회 같은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장기 미출입 패턴을 학습해 고독사 징후를 판단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재난 발생 시 출입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물 내 인원 정보를 관제센터에 전달해 구조 대응 시간을 줄이는 구조도 함께 개발되고 있다.

‘MUːN’ 관제 시스템 연동 기능
뮤네릭스의 기술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설치 환경’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자동문이나 출입 시스템은 대개 신축 건물이나 특정 용도의 공간에 한정돼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MUːN은 기존 여닫이문과 도어락을 그대로 활용하는 구조를 전제로 설계돼 주거 형태나 건물 연식에 따른 제약을 최소화했다. 출입 기술을 특정 계층이나 공간에 가두지 않겠다는 판단이 설계에 반영됐다.

보급 전략 역시 확산에 방점이 찍혀 있다. 뮤네릭스는 장애인과 노약자를 1차 시장으로 설정하되, 일반 가정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가격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기능 단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복지 지원 제도와 연계될 수 있는 구조도 함께 염두에 두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보다 실제 생활 환경에서 부담 없이 적용 가능한 모델을 우선한다는 방향이다.

회사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데이터의 축적이다. 출입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되는 행위인 만큼, 기술이 현장에 안착할수록 다양한 생활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뮤네릭스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출입 패턴과 위험 징후를 분석하고 이후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으로 확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에 머물지 않겠다는 의미다.

AI 기반 여닫이문 출입 자동화 시스템이 장착된 현관문.
이 기술의 출발점은 변철원 대표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해외 체류 시절 장애·돌봄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문을 여닫는 일이 얼마나 큰 불편이 될 수 있는지 직접 목격했다. 이후 가족이 도어락 비밀번호를 잊어 집에 들어가지 못했던 일을 계기로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초기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문 안에 모든 기능을 집어넣은 스마트 도어 형태로 접근했지만 국내 방화문 규정과 배터리 관련 법령에 가로막혔다. 해외에서는 가능했던 구조가 국내에서는 설치 자체가 불가능했고, 설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시스템 설계 방향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변 대표는 말한다.

문을 새로 만드는 대신, 기존 여닫이문과 도어락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적용 범위를 넓혔다. 도어락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제어 기술에 집중하면서 기존 장치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해외 시장이 먼저 반응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변철원 뮤네릭스 대표
미국과 일본에서는 ‘일단 써보고 개선한다’는 접근이 가능했고 요양시설과 주거 단지를 중심으로 실증과 테스트가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요양 타운의 인력 부담을 줄이는 출입 자동화 수요가, 일본에서는 지진 등 재난 상황에서 인원 파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기술 수요가 확인됐다.

뮤네릭스는 현재 주거용 여닫이문을 시작으로 상업용 셔터, 유리문, 공장·물류시설 대형 도어까지 적용 영역을 넓히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출입이라는 일상적 행위를 기반으로 스마트홈을 넘어 스마트시티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술 기업으로의 기반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국내외 특허를 확보하며 핵심 기술을 보호하고 하드웨어와 AI를 동시에 고도화하는 연구개발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제품 출시 이후에도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변철원 뮤네릭스 대표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모두가 편해지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더 불편해질 수 있다”며 “현관문처럼 가장 기본적인 공간에서만큼은 사회적 약자도 좌절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뮤네릭스는 문을 여는 기계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사람의 이동과 안전을 함께 고민하는 기업”이라며 “문을 떠올렸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름이 될 때까지, 출입에서 시작되는 기술을 계속 축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68694572528181000
프린트 시간 : 2026년 01월 19일 23:4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