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공항 다시 찾은 유가족 "책임은 어디 있나" 조류퇴치 시설 인력·장비 등 정상 운영 부실 도마 무안=이훈기 기자 leek2123@gwangnam.co.kr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
| 2026년 01월 20일(화) 1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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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현장조사에서 유족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사고 현장을 다시 찾은 유족들은 국토교통부와 공항 측의 설명을 듣는 내내 눈물을 훔치다 결국 목소리를 높였고, 현장 브리핑은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20일 오후 국정조사특위 위원들과 유가족들은 버스를 타고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 조류퇴치 시설과 사고 지점인 로컬라이저(항행안전시설) 주변을 차례로 둘러봤다. 그러나 현장 설명이 시작되자마자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국토부와 공항 관계자가 조류탐지 장비와 현재의 퇴치 체계를 설명하자 유족들은 “사고와 무관한 이야기만 한다”, “당시 상황부터 설명하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유족은 “사람이 죽었는데 이런 설명이 귀에 들어오겠느냐”며 오열했고, “제대로 했다면 왜 우리가 이런 자리에 와 있느냐”고 울부짖었다.
특히 사고 당시 조류퇴치 인력이 1명뿐이었다는 설명이 나오자 현장은 더욱 격앙됐다.
공항 측이 “정원은 4명이었지만 당시 근무자는 1명이었다”고 해명하자 유족들은 “정원만 있고 실제 운영은 붕괴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성능 확성기와 엽총, 폭음기 등 장비가 있었다는 설명에도 “그때 작동했는지가 중요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 앞에 도착하면서 갈등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유족들은 “특위가 오기 전 기체 잔해와 유류품이 유족 동의 없이 치워졌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누구 허락을 받고 현장을 바꿨느냐”, “진상 규명도 끝나지 않았는데 증거를 정리해도 되느냐”는 항의가 이어졌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잔해 보관 장소에서 설명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했고, 유족들은 로컬라이저 주변을 직접 돌며 남아 있는 잔해와 유류품을 확인했다. 일부 유족은 불에 탄 기체 조각을 발견하고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잔해 보관소에서도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1년 넘게 야외에 방치된 잔해들이 방수포에 덮여 있는 모습이 확인되자 유족들은 “초기에는 방수조치조차 없었다”며 책임을 따졌다.
결국 브리핑 도중 한 유족이 격분해 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를 밀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현장 설명은 중단되기도 했다.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둔덕 주변에는 분명히 가족들의 유류품이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말끔히 사라졌다”며 “수사도, 책임 규명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이 바뀐 것은 또 다른 상처”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현장은 지난 1년간의 은폐와 왜곡을 바로잡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조사특위 위원들도 현장의 혼란을 지적했다. 위원들은 “유족들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 누가, 언제, 어떤 판단을 했는지”라며 국토부와 공항 측에 당시 인력 운영 실태와 시설 관리, 잔해물 정리 과정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양수 국정조사특위원장은 “조류 관리와 시설 운영, 현장 보존 전반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인력 배치와 잔해 처리 과정 등 핵심 쟁점을 국정조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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