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광주·전남 통합, 문화·AI 초광역 경쟁력의 출발점 이경주 (재)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원장 행정통합은 누가 이기고 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함께 살아남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세계의 산업 정책은 이미 초광역 단위로 경쟁하고 있고, 정부 지원과 규제 특례 역시 초거대 도시 연결권을 중심으로 설계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우리 지역이 받을 |
| 2026년 01월 20일(화) 1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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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이경주 원장 |
하지만 행정만은 여전히 나뉘어 있다. 계획은 따로 세우고, 예산은 따로 편성하며, 규정과 절차도 각각 다르게 적용된다. 이에 따라 같은 사업을 두 번 검토하고, 결정은 늦어지며, 기회는 흘러가 버린다. 행정의 분절이 계속될수록 지역이 치러야 할 시간과 비용은 눈에 보이지 않게 누적된다.
광주·전남 행정 통합은 단순히 지도를 다시 그리는 문제가 아니다. 인구 감소, 산업 구조 변화, 재정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자 생존 전략이다. 광주가 가진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제조 기반과 전남의 재생에너지, 해양·항만, 농수산 자원은 서로 잘 어울리는 강점이다. 두 지역이 힘을 합치면 혼자서는 만들기 어려운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문제는 이 결합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가 없다는 점이다. 초광역 교통망 구축, 대규모 기업 유치, 규제 개선, 인재 양성은 속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권한이 나뉘어 있으면 논의는 길어지고 실행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행정통합은 이런 구조적 한계를 넘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으로서 통합의 필요성을 현장에서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콘텐츠 산업은 규모와 연결이 성패를 좌우한다. 콘텐츠 제작, 유통, 관광, 교육, 창업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때 지식재산(IP)은 성장한다. 그러나 행정이 나뉘어 있으면 지원 체계도 조각나기 쉽다. 촬영지와 관광, 축제와 콘텐츠, 데이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문화 기반 창업 지원이 따로 움직이면 기업은 수도권으로 떠나고, 청년들도 지역을 떠나고 만다.
반대로 행정이 통합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광주와 전남은 K-콘텐츠와 AI 융합을 중심으로 남부권을 대표하는 문화기술(CT) 기반 초거대 도시 연결권이라는 분명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기업과 인재를 끌어들이는 실제 경쟁력이 된다.
물론 통합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충분히 이해한다. 어느 지역이 소외되지는 않을지, 재정과 권한이 한쪽으로 쏠리지는 않을지, 주민의 삶이 정말로 나아질지에 대한 질문은 당연하고 정당하다. 하지만 ‘완벽한 설계가 끝난 뒤 통합하자’라는 접근은 결국 통합을 미루는 이유가 되기 쉽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세부안의 나열이 아니라, 큰 방향에 대한 합의다.
첫째, 권한과 재정이 함께 움직이는 실질적인 통합이어야 한다.
둘째, 동서·내륙·해양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내부 균형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셋째, 주민 동의를 바탕으로 완성해야 한다.
시간도 우리 편은 아니다.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행정 통합 논의를 말의 영역에서 책임의 영역으로 옮길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통합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하고, 누가 어떤 책임으로 추진할 것인지 주민 앞에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