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학 견인 기대…치열한 작가정신 발휘를"

■‘2026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열려
시 민병훈·소설 차현숙·동화 윤소정·평론 최류빈 활동 기대
임원식 예총 회장·김현주 광주전남작가회의 부회장 등 격려
"자신만의 언어와 세계로 당당히 문학의 문 두드리길 바란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6년 01월 22일(목) 18:21
K-문학의 미래를 이끌 신예작가들의 등단 산실인 ‘2026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22일 오후 본사 1층 대강당에서 성황리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곽재구 시 심사위원, 배다인 동화 심사위원, 윤소정 동화 당선자, 최류빈 평론 당선자, 민병훈 시 당선자, 차현숙 소설 당선자, 정강철 소설 심사위원, 김영삼 평론 심사위원.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새해의 문을 연 문학의 얼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해 동안 원고지 앞에 앉아 묵묵히 고단한 질문을 반복해온 신예작가들이 신춘문예를 통해 처음으로 이름을 얻은 것.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이들은 각자의 작품으로 동시대를 건너는 감각과 언어의 가능성을 함께 증명하면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한 해를 예고했다.

시 민병훈(필명 단정·경기 고양), 소설 차현숙(서울), 동화 윤소정(서울), 평론 최류빈(필명 최지안·광주) 등 당선자들이 문인으로서 첫 발을 뗀 가운데 ‘2026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22일 오후 본사 1층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승배 사장을 비롯해 오성수 전무이사, 최현수 편집국장, 임원식 한국예총 광주시연합회 회장, 김현주 광주전남작가회의 부회장, 박신영 국제펜 광주지역위원회 명예이사장 등 내외빈과 당선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시상식과 환영사 및 축사, 심사평, 당선소감 등 순으로 진행됐다.

4개 부문 당선자는 시 ‘연초록, 순정’의 민병훈(경기 고양), 소설 ‘원숭이 인간’의 차현숙(서울), 동화 ‘쫄보 훈련일기’의 윤소정(서울), 평론 ‘몸 언어가 자신만의 인도(仁道)를 관철할 때: 광주시립발레단 DIVINE’의 최류빈(광주)씨 등이다.

임원식 회장은 10여년 간 시상식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신예작가들의 출발을 지켜봤다며 수상자들이 곧 내일의 한국문학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이 갖는 의미에 대해 강조했다.

임 회장은 “문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용기를 안고 이 자리에 함께한 수상자들에 진심 어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며 “문학은 시대의 이름을 기록하고 인간의 내면을 비춰 사회의 방향을 묻는 가장 정직한 예술이다. 결국 문학은 끝까지 써 내려가는 사람의 것이기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만의 언어와 세계로 당당히 문학의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광주 출생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의 깊이와 보편성을 세계에 각인시킨 역사적 순간이었다. 특히 광주라는 공간이 지닌 인문적 토양과 예술적 상상력이 세계문학으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면서 “이 시점에서 광남일보 신춘문예는 단순한 신인 등용의 장을 넘어 지역문학과 한국문학이 새로운 도약의 길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광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들이 K-문학의 내일을 이끌어갈 빛나는 이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곽재구 심사위원(시인·전 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이 심사평을 곁들이며 앞으로의 문학활동에 대해 당부말을 전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김현주 부회장은 신춘문예로 문단에 발을 내딛은 이들이 나날이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도록 지켜보겠다고 이야기했다.

김 부회장은 “신춘문예 당선자들은 멈출 수 없는 끈기와 인내, 열정으로 이 아름다운 자리에 주인공이 됐다. 엄혹한 신냉전과 자본권력의 시대, 인공지능이 판치는 세상에서 인간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는 작가의 길, 그 어려운 길을 함께 가게 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어두운 터널같은 습작기를 무사히 통과한 만큼, 오늘의 기쁨을 오래 기억하시면 좋겠다. 반짝거리는 신인들의 앞날에 사랑과 응원을 보낸다”고 전했다.

또 신춘문예 선정작을 고르느라 고심했던 심사위원들이 심사평을 들려줬다.

시 부문 곽재구 심사위원(시인·전 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과 교수)은 “시라는 것은 자기와 자기가 속한 세상에 대한 사랑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1981년에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니 40여년쯤 문단에 먼저나온 선배로서 좋은 작품에 대해 늘 고심해왔다. 좋은 작품은 작품을 쓸 때 눈물이 나고, 쓰고 나서 읽을 때 또 눈물이 나는 것”이라면서 “눈물은 작품 속 대상과 완벽한 동화를 이뤘을 때, 너무 신나고 기뻐서 ‘어떻게 내가 이런 작품을 썼지’ 생각이 들 때, 이렇게 두가지 경우에 흐른다. 앞으로 눈물이 나는 작품을 써야한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소설 부문 정강철 심사위원(소설가·광주광덕고 국어교사)은 “올해 소설 부문 응모편수가 굉장히 많고, 수준이 높아 심사하면서 매우 즐거웠다. 문학에 대한, 창작에 대한 열기와 관심이 매우 높았다”며 “신춘문예의 특성상 당선작은 참신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진화인류학, 신화적 요소가 있는 작품을 골랐다. 사실 소설은 한 작품만 읽고 뽑는 것이어서 걱정했는데, 당선소감을 읽고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작가의 대성을 빈다”고 응원했다.

동화 부문 배다인 심사위원(아동문학가)은 “수많은 원고 속에서 작품이 빛났던 이유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날카로운 통찰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경제 관념 속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면서 “아동문학은 순수한 언어로 깊은 진심을 전하는 고도의 문학이다. 신춘문예 당선은 종착역이 아닌 거대한 세계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라 여기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올바른 가치관을 바탕으로 치열한 작가정신을 발휘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평론 부문 김영삼 심사위원(문학평론가·전남대 연구교수)은 “신춘문예에서 평론 부문을 없애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는 것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투고된 작품들은 문학, 영화, 연극, 발레, 웹소설, 웹툰 등 다양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비평의 언어를 풍요롭게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반가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심사위원은 “선정작은 잘 갈린 칼날과 같이 절제와 조화를 이룬 문장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비평은 여러 창작 작품을 평가하는 게 아닌 독자와 작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앞으로 당선자를 같은 문학인으로 만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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