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영항에 램 가격 폭등…상인·소비자 ‘한숨’

D램 4개월 새 6배 올라…금호월드, 새학기에도 한산
조립 PC마저 급등…메모리 공급 부족 내년까지 지속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1월 28일(수) 18:47
28일 찾은 서구 금호월드가 손님이 거의 없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급격한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PC용 D램과 SSD에 이어 GPU 가격까지 급등하고 있다.

불과 4개월 사이 최대 6배까지 치솟은 가격에 PC 업계 종사자들은 물론, 새학기를 앞두고 전자제품 구매를 계획하던 소비자들까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28일 오전 찾은 서구 금호월드. 평소라면 PC 또는 관련 부품을 사려는 사람으로 북적이던 곳이지만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 모습이었다.

금호월드에서 12년째 PC 부품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서모씨(47)는 “램 가격 폭등은 금이나 주식처럼 한 번씩 생기는 이슈긴 하지만 지금처럼 큰 폭으로 빠르게 오른건 처음이다”며 “신학기가 멀지않아 지금이면 새 노트북, PC를 보러 오는 손님들이 많을 때인데 지난해와 비교하더라도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푸념했다.

이어 “그나마 꾸준히 나가던 조립 PC마저도 부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거의 못팔고 있는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PC 업계가 어려움에 처한 이유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범용 메모리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체들은 AI(인공지능) 열풍으로 단가가 높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일반 D램 생산 라인을 HBM 생산 라인 등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일반 D램 공급이 부족해졌고 가격이 폭등하면서 PC 가격도 함께 급등해 소비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새학기를 앞두고 전자제품을 구매하려 했던 소비자들도 현상을 체감하고 있다.

주부 이현경(52)씨는 “아들이 올해 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라 노트북을 사주려고 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부담된다”며 “이제 중저가 노트북은 아예 입고도 안 된다고 하고, 중고가도 너무 올라서 살 엄두가 안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노트북 신제품인 ‘갤럭시북6 울트라’와 ‘갤럭시북6 프로’ 2종을 국내에 출시했다. 갤럭시북6 울트라는 462만~493만원, ‘프로’는 260만~351만원으로 예전 제품보다 가격이 크게 뛰었다.

1년 전 출시한 갤럭시북5 시리즈가 ‘울트라’ 없이 프로 모델만 출시됐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모델 가격 최상단 기준 약 70만원이 올랐으며, 특히 갤럭시북 프로 모델 출고가가 30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의 노트북 신제품 ‘LG그램 프로 AI 2026’도 마찬가지다. 인텔 프로세서 U5, 16GB 메모리, SSD 512GB를 탑재한 16인치 모델 출고가는 314만원이다. 1년 전 모델보다 50만원 정도 상승한 가격이다.

조립 PC 가격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PC용 범용 D램(삼성전자 DDR5-5600 16GB) 최저 가격은 작년 9월 6만9246원에서 27일 기준 38만3870원까지 4개월 만에 30만원이 넘게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콩 소재 하드웨어 제조사 조텍(ZOTAC)의 국내 법인 조텍코리아는 27일 자사 쇼핑몰 공시자항을 통해 “지금 상황이 앞으로의 그래픽카드 제조, 유통사들의 존립을 걱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며 “최근 받은 가격은 터무니없는 지경이고, (RTX) 5090뿐만 아니라 5060의 인상폭도 어마어마하다”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역시 “메모리 시장 전반에 걸쳐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가격 결정권은 여전히 공급업체들이 쥐고 있다”며 “D램과 낸드 계약 가격 상승세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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