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주·전남 통합, 소외 없는 ‘도민 행복’ 최우선 가치 돼야

정양수 전남도 도민행복소통실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6년 02월 02일(월) 19:10
정양수 전남도 도민행복소통실장
최근 광주·전남의 지도가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320만 시·도민의 미래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광주전남특별시’라는 청사진이 제시되면서 행정통합 논의는 이제 구호의 단계를 넘어 법률 제정과 구체적인 실무 추진이라는 실행의 시간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최근 특별법 제정을 향한 시·도의 공동 대응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은 통합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선택지가 아닌, 우리가 반드시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자 생존 전략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 거대한 담론의 중심에서 다시금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물리적 결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심리적 통합’이다. 도민행복소통실은 도정의 최일선에서 도민의 목소리를 듣는 창구이다. 소통의 현장에서 만난 많은 이들은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방 소멸의 위기 앞에 통합의 당위성에는 깊이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역 정체성의 약화나 행정 서비스의 소외, 혹시 모를 지역 간 불균형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불안과 기대는 어느 한쪽이 틀린 것이 아니라 모두가 우리 고장의 미래를 진지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증거이자 뜨거운 관심의 표현이다.

이러한 도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전남도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향을 통해 도민의 뜻을 정책에 담아내고자 한다.

첫째는 ‘투명한 정보의 공유’이다. 통합이 내 삶과 직결된 예산, 복지, 공공서비스에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나의 일상이 어떻게 더 편리해지는지를 도민의 언어로 쉽고 정확하게 설명하겠다.

둘째는 ‘숙의형 소통의 장’을 상시화하는 것이다. 책상 위에서 만들어진 정책은 현장의 생명력을 담지 못한다. 권역별 공론화 과정과 온라인 소통 플랫폼을 통해 농어촌의 절실한 우려와 도시 청년의 역동적인 기대를 가감 없이 수렴하겠다. 소수 전문가의 목소리에 매몰되지 않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합 특별법의 세부 조항과 행정 체계 설계에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

셋째는 ‘사람 중심의 실무형 통합’이다. 광주의 인프라와 전남의 자원이 결합해 만들어낼 경제적 시너지는 단순한 수치상의 성장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그 결실이 결국 도민 개개인의 지갑을 채우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고향을 지키며 꿈을 펼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로 환원되도록 도정의 모든 역량을 쏟겠다.

무엇보다 행정통합의 지향점은 명확해야 한다. 단순히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덩치를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방 소멸의 위기가 가속화되는 전남의 산간벽지나 도서 지역 등 가장 낮은 곳과 소외된 곳까지 통합의 온기가 골고루 퍼져야 한다. 지리적 거리가 행정 서비스의 수혜 거리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역별 특성에 맞는 세심하고 두터운 정책을 펼쳐야한다. 어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포용적 행정을 통해 모든 도민의 행복지수가 고르게 높아지고, 실질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는 방향으로 통합이 추진돼야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광주와 전남은 역사적으로 산업과 문화, 생활권을 공유해 온 ‘한뿌리 공동체’이다. 임진왜란부터 5·18 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고비 때마다 서로를 지탱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왔다. 이제 행정의 벽을 허물어 하나의 생활권, 하나의 경제권, 하나의 미래전략권으로 나아가려는 이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자산은 막대한 예산이나 정교한 법률이 아닌, 바로 ‘시·도민의 신뢰’이다. 행정의 규모를 키우는 외형적 성장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그 커진 울타리 안에서 모든 시·도민이 소외 없이 함께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혼자 가면 길이 되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이제 행정통합의 진짜 주인은 시·도민이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시·도민의 삶을 바꾸는 실질적인 행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320만 시·도민 모두가 마음의 손을 맞잡아 주시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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