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공공형 계절근로사업, 모두가 동심협력할 때 이광일 농협 전남본부장
광남일보@gwangnam.co.kr |
| 2026년 02월 03일(화) 18: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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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 일손을 필요로 하는 농가에 일(日) 단위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은 농가의 인력 부담을 덜고, 지역 내 과도한 인건비 상승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단순히 인력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농협이 계절근로자를 직접 고용·관리함으로써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계절근로자의 근무 여건과 생활 관리 측면에서도 공공성이 한층 강화됐다.
전남에서는 2023년 나주배원예농협과 풍양농협 등 2개 농협으로 시작했던 사업이 지난해 15개 농협으로 확대됐고, 370여명의 계절근로자가 투입돼 5만4481명의 인력지원 효과를 거뒀다. 올해는 20개 농협에서 620여명의 계절근로자가 참여해 10만명 이상의 인력지원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농협 전남본부는 입국 계절근로자를 대상으로 조기 적응 교육을 실시하고, 혹서기 농작업 안전물품과 숙소 생활 편의물품을 지원하는 등 운영 농협의 효율적인 사업 추진과 계절근로자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농업 인력 부족 문제는 특정 농가나 지역의 현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전남은 농업 경지면적(27만4000㏊)이 넓고, 마늘·양파 등 노동집약적 작목 비중이 커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에 대한 농업인의 호응이 높지만, 추진 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도 따른다.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사업 운영비 부담과 사회보험 적용 구조다. 지난해 농협은 주휴수당을 포함해 월 209시간(최저임금 1만30원) 기준으로 계절근로자에게 월급 209만원을 지급했으나, 기상 상황 등에 따른 이용일수 부족으로 농가가 지불하는 이용료가 월급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통상임금의 150%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도 농협이 부담한다.
또한 사업 지침에 따라 계절근로자에게 임금의 20%(41만8000원) 이내에서 숙박비를 공제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평균 20만원 이내에서만 공제하고, 숙소 생활비와 부식비 일부를 농협 자체 예산으로 부담하고 있다. 본국에서 벌 수 있는 수준보다 높은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 주기 위한 취지다.
현장에서 전해 들은 또 다른 어려움은 계절근로자들이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등 일부 사회보험 가입에 불합리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간 근무 후 본국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라 ‘퇴직’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지만, 월평균 10만9000원을 국민연금 및 고용보험료로 부담하고 있다.
공동숙소 확보와 운영 문제 역시 현장의 큰 과제다. 일부 지역에서는 농식품부 공공기숙사 건립지원 사업(담양·해남)과 농협의 유휴시설 활용(강진)을 통해 공동숙소를 마련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자체가 공동숙소를 직접 건립하고 운영을 농협에 맡기는 방식(무안·영암)도 시도되고 있다. 농협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계절근로자의 생활 안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공공형 계절근로자 전체를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밖에도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농번기 동안 한시적(5~8개월)으로 근무하는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농협의 상시근로자 수 산정에 포함된다. 이로 인해 상시근로자 수가 100명이 넘는 일부 농협은 장애인 의무고용 및 부담금 납부 의무까지 지게 되는 상황이다.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는 농업인의 시름을 덜기 위해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운영상의 부담이 큰 만큼 지속성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농협과 중앙정부, 지자체, 농업인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때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성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은 지역 농업과 농촌 공동체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제도 개선 논의에 충분히 반영될 때, 전남 농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더욱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