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마음 돌보는 공간…AI시대, 의미에 중점 둬야"

[광주경총, 박연식 작가 초청 제1711회 금요조찬포럼]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6년 02월 06일(금) 08:12
박연식 작가는 6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 제1711회 금요조찬포럼에서 ‘잠자는 거인을 깨운다’라는 주제 강연을 진행했다.
“도서관은 지식창고를 넘어 마음을 돌보는 공간입니다. AI 시대, 효율보다 의미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박연식 작가는 6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 제1711회 금요조찬포럼에서 ‘K-Library-잠자는 거인을 깨운다’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감정과 회복을 품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전방향독서심리상담연구소 소장인 박 작가는 이날 강연에서 도서관을 단순한 정보 습득의 장소가 아닌, 정서와 사유, 관계를 회복하는 공공 인프라로 재정의했다. 그는 “요즘의 도서관들은 너무 깔끔하고 아름다워졌지만, 정작 책은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다”며 “보여주기식 공간을 넘어, 영혼과 마음을 돌보는 본래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별마당도서관과 파주 지혜의숲, 전주 연화정도서관 등을 언급하며 “공간은 훌륭하지만 책이 장식처럼 소비되는 순간 도서관은 잠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본 다케오 시립도서관 사례를 들어 “도서관이 지역의 일상과 관광, 독서 문화의 중심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박 작가는 ‘북버스킹’이라는 개념을 통해 독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버스킹이 자연스럽게 노래를 꺼내는 것이라면, 북버스킹은 책을 매개로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행위”라며 “열 권의 책 가운데 한 권을 고르고, 왜 그 책을 선택했는지를 말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기소개와 관계 형성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책을 어떻게 만났고, 언제 삶에 도움이 됐는지, 왜 지금 필요한지를 짧고 구체적으로 나누는 방식이 독서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것이다.

그는 “천문학은 하늘의 문학이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모래알처럼 작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위대함과 나약함이 공존한다”며 “밤하늘의 별이 코스모스라면, 지상의 코스모스는 도서관”이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AI 시대의 위기를 진단, “풍요 속의 빈곤, 성장의 과부하, 회복의 상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서적 고립과 가짜 공감의 확산, 지식의 양극화, 가치 혼돈은 앞으로 우리가 반드시 마주할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이 해법으로 도서관의 역할 변화를 제시하며 “21세기 도서관은 지역사회의 정신건강 보건센터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11년간 도서관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특허를 낸 전방향분류법을 소개했다. 한국십진분류표(KDC)가 어느 나라 서적인지, 장르가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나누는데 전방향분류법은 한 권의 책도 다양한 분류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제안, 이같은 방식으로 도서관을 만드는 게 꿈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K-Library는 단순히 한국형 도서관을 뜻하는 이름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다시 정의하는 하나의 방향”이라며 “기술이나 건축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다. 지식을 사람에게 되돌려주고, 읽기를 통해 삶의 방향을 다시 묻는 공간이 될 때 도서관은 비로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K-Library의 K는 네 가지로 분류했다. ‘Korea’는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읽고 해석해 삶에 연결할 것인가를 묻는 출발점을 의미하고, ‘Knowledgement’는 지식의 양적 축적이 아닌, 균형과 조화 속에서 지식을 새롭게 분류하고 연결하는 사고 방식을 가리켰다. ‘Kind’는 사람과 자료를 대하는 태도의 전환이며, ‘Koinonia’는 독서 소그룹을 통한 친교와 동료됨을 의미한다. 도서관이 침묵의 공간을 넘어 관계가 생성되는 공공의 장이 돼야한다는 제안이다.

강연 말미에는 도서관의 궁극적 의미를 다시 짚었다. 그는 고대 테베 도서관의 현판 문구 ‘영혼을 치유하는 곳’을 인용하며 “도서관은 마음을 위한 병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르헨티나 작가 보르헤스의 말을 빌려 “천국은 틀림없이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이라며 “책을 읽을 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작가는 “AI 시대 진정한 경쟁력은 ‘Alive Inspiration’, 살아 있는 영감”이라며 “그 출발점이 바로 도서관이다. 독서 소그룹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도서관을 짓는다는 것은 삶을 창조하는 일”이며 “건물보다 책, 장비보다 사람, 효율보다 의미에 투자해야 한다”고 기업 경쟁력도 다르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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