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 나답게 크는 아이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광남일보@gwangnam.co.kr
2026년 02월 18일(수) 17:52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벌써 목련 나무는 봄을 품고 있다. 자연은 추운 겨울에도 무엇인가를 키우고 있었다. 이에 비하면 사람의 마음은 보잘 것 없이 초라하다.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자신의 책임 앞에서는 꼬리에 불붙은 망아지처럼 꽁무니 빼는 모습을 보노라니 기차 찰 노릇이다.

삶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우리 삶의 과정에는 행복과 불행이 한 침대에 누워 힘을 겨룬다. 사람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조건에 놓여을 때 그 조건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고 성장하기도 한다. 반면에 순식간에 사라질 인기나 권력의 달콤함에 빠져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기도 한다.

행복은 인간이 의식주를 해결하며 자아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가장 중요한 감정 상태를 말한다. 행복에는 기쁨, 환희, 희열, 황홀감, 사랑과 같은 감정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비극, 도전, 불행, 후회도 껴안고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포함해 달라이라마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철학자들이 행복에 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올바로 잡힌 사물의 질서에 대한 인식’, ‘곤궁과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로움’, ‘사회나 우주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신하는 상태’, ‘마음의 평화’가 행복의 정의에 포함되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행복은 물질적, 심리적, 사회적 측면에서의 생활필수품임을 알 수 있다. 심리학자 리처드 스티븐슨은 행복은 ‘좋은 느낌과 긍정적인 상태’, ‘활기넘치는 생활’, ‘인생에서 가치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가장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태는 무엇일까? 자녀들의 아픔이 아닐까 싶다. 며칠 전 부모로부터 버려져 아동양육시설에서 보살핌을 받아온 청소년을 상담한 적이 있다. 이 청소년은 지적장애, ADHD, 반응성 애착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발달장애로 인한 다양한 비행행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툭하면 학교에서 교사에게 대들고 교칙을 위반하고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아동양육시설에서도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여 그 요구가 거절되거나 욕구가 좌절되면 자신을 돌보고 있는 사회복지사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가출팸을 만들어 지역사회에서 수용하기 힘든 사건을 벌이고 다녔다.

최근 ADHD, 경계성 지능장애 등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과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아동·청소년들의 발달장애는 공존질환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ADHD로 진단받은 경우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 학습장애 증상을 동시에 보일 수 있는 경우가 그 예이다.

그 중 최근에 우리 사회의 중요한 관심 영역 중 한 가지가 지능과 관련한 장애이다. 특히 경계성 지능장애 아동이다. 경계성 지능장애아동은 지적장애는 아니나 IQ가 84~70에 이르는 아동을 일컫는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 아동 중 13.9%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계성지능장애 아동은 몇가지 어려움을 보인다. 이들은 또래관계의 어려움, 혼자 씻거나 정리를 하는 자조능력의 부족, 감정조절의 곤란, 우울감이나 열등감 같은 정서문제, 학습의 어려움, 사회성의 부족, 부적응적 성격 특성을 보이기 쉽다.

한 개인의 인지능력은 인간이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고 환경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개인의 종합적 능력이다. 따라서 지능은 경험을 통한 학습역량, 문제해결능력, 기억력, 창의력 같은 고등정신기능, 한 개인이 획득한 총지식, 새로운 상황과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계성 지능아동에 대한 관심은 놓쳐서는 안된다.

경계성지능아동을 돕기 위해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원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경계적지능아동의 사회성을 증진시키고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역아동센터 40여곳에 전문가를 훈련시켜 파견하고 있다. 파견전문가들은 경계성지능아동의 특성과 학습지도, 사회성 증진, 심리상담, 부모상담 등에 관한 전문적인 연수와 수퍼비전을 통해 지속적인 역량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계성 지능아동들이 지역아동센터광주지원단, 지역아동센터, 파견전문가, 부모들과의 유기적인 협력 아래 각자의 색깔대로 커 나가기를 바란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비교, 낙인과 차별, 배제에서 오는 불행감이 아니라 자신의 색깔과 장점을 존중받는 행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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