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축제 등 체류 수요 증가…숙박 기반은 제한적

<숙박 인프라 해법은> 1. ‘중소도시’ 수준의 숙박 구조
광주·전남, 특급호텔 태부족…대구·대전 절반 수준
신세계 등 복합개발로 전환점…체류 전략 등은 과제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3월 02일(월) 18:01
대전시에 위치한 호텔 오노마는 신세계 백화점과 바로 연결돼 복합문화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됐다. 호텔 오노마 제공
광주는 국내 5개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5성급 호텔이 없는 도시다. 광역시급 도시 중 최고 등급 숙박시설이 전무한 사례는 광주가 유일하다. 인구 140만명 규모의 대도시이자 호남권 거점 도시라는 위상과 비교하면 분명한 구조적 특징이다. 이는 단순한 숙박 등급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체류 기반과 산업 수용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광주는 국제회의와 기업 행사, 문화·예술 축제 등 다양한 도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산업단지, 의료 인프라가 집적돼 있고 대형 공연과 전시도 꾸준히 열리는 등 일정 규모의 체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안정적으로 흡수할 중상위급 숙박 기반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 광주에는 4성급 호텔 3곳을 포함해 15개의 관광호텔이 운영되고 있다. 전통적인 의미의 5성급 호텔은 없다.

광주·전남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등급 심사를 통과한 5성급 호텔은 여수의 ‘소노캄’이 유일하다. 호남권 중심 도시임에도 최고 등급 숙박시설이 부재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서구 농성동 일대에 조성될 예정이었던 주상복합 조감도. SJG 제공
광주 시내 4성급 이상 호텔은 3곳, 총 객실 수는 약 600실 규모다. 반면 인구 규모가 유사한 대구시는 5성급 2곳을 포함해 4성급 이상 호텔 8곳, 약 1700실을 확보하고 있다.

대전시 역시 5성급 1곳과 4성급 이상 6곳, 약 1400실 수준의 공급 기반을 갖추고 있다. 객실 수 기준으로 보면 광주의 중상위급 숙박 규모는 대구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차이는 숫자에서 그치지 않는다. 대구시와 대전시는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국제회의와 기업 행사를 유치하며 숙박·연회·컨벤션 기능을 한 공간에 집적하는 구조를 형성해 왔다. 숙박시설이 도시 내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광주는 행사와 체류 기능이 분산되는 구조를 수십 년간 유지해 왔다.

5성급 호텔은 단순히 객실이 많은 시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대형 연회장과 국제회의장, 고급 식음시설, 전문 컨시어지 서비스 등 복합 기능을 갖춰야하며, 국제회의(MICE), 글로벌 기업 행사, 고소득 관광객 수요를 흡수하는 기반 시설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숙박 중심의 4성급 호텔과 역할이 구분된다. 도시 외부 인사를 맞이하는 공식 공간이자, 고부가가치 소비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파급 효과도 적지 않다.

아울러 도시 브랜드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상징 자산이기도 하다. 대규모 행사 유치 경쟁에서 개최 도시의 인프라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며, 해외 기업인과 투자자를 맞이하는 공간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단순한 체류 편의성을 넘어 도시 이미지와 직결되는 요소인 것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5일 오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와 광천터미널 복합화사업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5성급 호텔은 광주에 자리 잡지 못했다.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 농성동 일대 주상복합 사업 등 주요 개발 프로젝트마다 특급호텔 건립 계획이 포함됐지만 실제 착공으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었다.

특히 일신·전남방직 터 개발 당시 5성급 호텔을 포함한 복합 개발안이 제시됐으나, 사업 구조가 조정되며 호텔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지역 내 고급 숙박 수요의 절대 규모, 투자 대비 수익성, 운영 인력 확보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단독 호텔 형태로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복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거나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특정 사업자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숙박 구조 전반의 제약 요인이 작동해 왔음을 보여준다.

결국 광주의 5성급 호텔 공백은 시설의 유무를 넘어 도시의 체류 구조와 산업 연계성, 투자 환경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급호텔 논의가 재개된 지금, 광주의 숙박 인프라는 양적 확대 여부를 넘어 구조적 경쟁력을 재정립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지역 호텔업계 관계자는 “5성급 호텔은 객실 등급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수요 구조와 직결된 인프라”라며 “국제회의와 기업 행사, 고소득 관광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할 기반이 충분한지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확대만으로는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5일 오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와 광천터미널 복합화사업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로부터 조감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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