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횡단보도 일시정지 외면…현장은 ‘질주’

일시정지 의무 시행 4년째…대다수 차량 미준수
광주·전남경찰청, 등·하교 현장 단속·안전 지도

글·사진=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3월 05일(목) 18:22
5일 오전 8시 광주 서구 화정남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나는 한 차량이 횡단보도 일시정지를 하지 않고 지나가고 있다.
5일 오전 8시 광주 동구 산수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나는 한 차량이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를 하지 않고 지나가고 있다.


봄 신학기가 시작됐지만 신호등이 없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의무는 여전히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보행자 보호를 강화한 도로교통법을 시행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운전자 인식은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오전 8시, 광주 동구 산수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빨간색 노면 위 ‘어린이보호구역 30’ 표시가 선명했지만 차량들은 속도만 다소 줄인 채 횡단보도를 지나쳤다. 형광 조끼를 입은 학교지킴이와 대한노인회 동구지회 관계자가 교통지도를 하고 있었으나 완전히 멈춰 서는 차량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가방을 멘 한 초등학생이 횡단보도 앞에 서 있어도 승용차는 멈춤 없이 그대로 통과했고, 아이는 차가 지나간 뒤에야 길을 건넜다. 산수동 주민 김모씨(79)는 “30㎞ 이하로 서행한다고 해도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다”며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일시정지를 제대로 지키는 차는 거의 못 봤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서구 화정남초등학교 후문 앞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정문과 달리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가 없는 후문 쪽 횡단보도를 수 분간 지켜본 결과, 일시정지하는 차량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일부 차량은 감속 없이 통과했고, 교통안전 지킴이가 깃발을 들자 그제야 몇몇 차량이 급히 멈춰 섰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27조 제7항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횡단 여부와 관계없이 반드시 일시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원, 승합차 7만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일부 운전자들은 해당 규정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운전자 이모씨(36)는 “제한속도 30㎞와 우회전 일시정지는 알고 있지만,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무조건 멈춰야 한다는 건 처음 들었다”며 “뒷 차가 경적을 울리거나 추돌할까 봐 쉽게 멈추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서행’과 ‘일시정지’는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속도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완전히 멈춰 서는 일시정지가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광주경찰청은 개학기를 맞아 오는 4월17일까지 등·하굣길 시간대 교통경찰을 집중 배치해 현장 지도와 법규 위반 단속을 병행할 방침이다. 전남경찰청도 6월30일까지 관련 단속을 이어간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광주·전남지역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총 103건(광주 56건·전남 47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1명이 숨지고 106명이 다쳤다. 법 개정 이후에도 현장의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숫자는 언제든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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