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수민족 대표 문학상 수상작가 광주서 출간

이족 출신 아웨이무이뤄의 ‘준마상’ 산문 부문
문학들서 ‘처마에 걸린 달’ 펴내…총 32편 수록
10대부터 노점상 등 청년기 다양한 경험 투영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3월 06일(금) 17:22
저자 아웨이무이뤄
중국 소수민족문학의 가장 권위있는 상을 수상한 40대 작가의 작품집이 이 지역을 연고로 한 출판사에 나와 주목된다.

중국 이족 출신 여성 작가 아웨이무이뤄의 준마상 산문 부문 수상 작품집인 ‘처마에 걸린 달’이 그것으로, 광주를 연고로 한 문학들에서 출간됐다. 저자인 아웨이무이뤄는 이 작품집을 통해 일약 중국 중견작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번 수상 작품집은 극사실적인 묘사의 밀도 위에 상징과 은유를 얹어, 한 편의 산문을 읽는 동시에 성장소설 혹은 사소설을 읽는 듯한 긴장과 몰입을 만드는 가운데 에세이를 중심으로 장르적 성격이 혼재된 32편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작가의 실제 체험에서 비롯된 생생한 경험적 현실이 담겨 있다. 극사실적인 묘사의 밀도 위에 상징과 은유를 얹어, 한 편의 산문을 읽는 동시에 성장소설 혹은 사소설을 읽는 듯한 긴장과 몰입을 만든다.

표제작 ‘처마에 걸린 달’은 유년기의 기억을 향토적 서정과 상징으로 풀어낸 기억의 서사로, “머리카락-할머니, 눈(眼)-큰어머니, 코-셋째 숙모, 입-진 씨네 할머니, 귀-큰아버지, 허리-비투네 어머니, 어깨-어머니” 등 신체적 상징을 나타내는 일곱 개의 단어를 중심으로 자의식이 강한 소녀를 둘러싼 유년기의 기억과 사람들을 불러낸다.

각 인물의 신체성을 드러내는 단어를 상징으로 해 개인적인 신체적 결함을 비롯 생활의 끈기, 지참금·도피혼·납치혼 등 이족 결혼 풍습, 그리고 가족 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비롯한 생활사의 풍속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소녀의 자의식과 성장의 내력은 단지 개인의 역정이 아니라, 정체성의 원형으로서 공동체 삶의 구조로 확장된다. 뒤에 이어지는 ‘낙엽’은 최초의 마을 이주자인 넷째 삼촌의 가계를 통해 회고하는 ‘떠도는 이족들’의 현재이자 자화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척박한 자연과 산골 마을 인물들의 일대기와 떠도는 이족들의 현대사를 마주할 수 있다.

‘가뭄 든 땅’과 ‘라이더’에는 산골 마을에서 생을 이어 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드러난다. 작가의 고향으로 유추되는 공간 중에서 마오포는 가장 구체적인 지명으로, ‘처마에 걸린 달’과 같은 고산지대 생존 환경에서의 노동과 생활상을 묘파하고 있다. 자연 환경에서 오는 고통과 여기에서 비롯된 산골 마을의 공동체적 삶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다.

표지
여기다 ‘보부상 삼인’, ‘이용원’, ‘떠도는 이족들’, ‘유목민’은 작가가 거쳐온 삶의 역정을 따라 노점상-비숙련(보조공)-숙련공의 과정을 현실의 질감으로 기록한다. 아웨이무이뤄는 16세 이후 보부상이나 농민공으로 10여 년을 떠돌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시절의 경험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불시에 찾아든 고향 친구 즈가와 신혼인 그의 아내 이뉴의 이야기에서 작가는 교육과 언어의 장벽, 문식성(literacy)의 획득 여부가 개인의 생존 가능성을 가른다는 사실을 전한다.

이외에도 주술적 리얼리즘 : 일상 속의 환몽(幻夢)이 드러난다. 라틴아메리카문학의 특징 중 하나를 마술적 리얼리즘이라 했을 때, 이를 동양적 세계관의 입장에서 해석한다면 주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용어가 적합할 것이다. 작가의 작품 속에 헤르만 헤세, 프란츠 카프카 등의 독서 흔적이 보이는데, 이 부분에서는 카프카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인 아웨이무이뤄는 중국 쓰촨성 량산 출신의 이족 작가로, 한족 이름 루샤오잉으로도 활동하며 중국작가협회 회원이다. 중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중퇴한 이후에 16세부터 과일 노점상, 미용실 보조, 벽돌 나르기, 편직 공장 노동자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청년기를 보냈다. 자신은 이 시기를 ‘강호를 떠돌던 시절’이라고 소개한다.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30세 전후인 2011년 무렵이다. 작가의 성장기와 이때까지의 자전적 체험이 ‘처마에 걸린 달’의 바탕을 이룬다. 2020년 제12회 전국소수민족문학창작 준마상 산문 부문 수상을 망라해 제10회 쓰촨문학상 특별상 외 지역·국가 단위 다수 수상했다.

번역은 현재 광시 사범대학 외국어학원 조선어(한국어)과 정교수를 맡고 있는 이영남씨가 맡았으며, 실제 출간에는 이 정교수의 출판비 등 물적, 심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 감수에는 광주교대 교수를 역임했고, 중국에서 2년여 동안 교환교수로 머물렀던 염창권 시인(옌타이대학 외국어학원 명예교수)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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