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양식장 착취 이주노동자들 ‘강제 출국’ 위기 모면"

전남 노동단체 "굴 양식장 브로커, 증거·증업 삭제 시도"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3월 10일(화) 18:43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 노동단체는 지난 6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브로커가 노동 배치와 임금 정산, 생활 관리까지 통제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사진제공=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최근 전남 고흥의 굴 양식장에서 이주노동자 착취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사업장의 브로커가 노동자들을 무단으로 출국시키려다 적발됐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은 10일 성명서를 통해 “필리핀 계절노동자 30여명이 브로커에 의해 강제 출국당할 예정이라는 제보가 접수됐다”며 “브로커가 노동자들을 출국시키려 한 것은 임금 착취 의혹 관련 증언과 증거를 없애기 위한 시도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피해 노동자는 지난 9일 오전 1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브로커가 동료 노동자들을 새벽에 출국시키려 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해당 노동자들은 9일 오전 6시 고흥군 영남면 사도마을의 브로커 사무실에 집결해 이동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상황을 전달받은 법무부는 9일 오전 7시16분 고흥군에 해당 노동자들에 대한 출국 보류 조치를 통보했다.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도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관계자는 “이주노동자들은 임금착취, 노동착취, 인권유린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문제 사업장의 노동자를 즉각 타 사업장으로 재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어업계절근로비자(E-8)로 입국한 필리핀 국적 A씨(28·여)는 고흥의 굴 양식장에서 하루 12시간 넘게 굴 작업을 했으나, 첫 달 월급이 근로계약서상의 월급 209만원이 아닌 23만5000원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노동단체는 굴 양식장 등 사업주 2명과 불법 소개·중개업자 4명을 인신매매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달 25일 광주고용노동청 여수지청에 고소했다.

전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들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이며, 법무부도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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