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가 여는 광주 관광의 미래

정은성 호남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광남일보@gwangnam.co.kr
2026년 03월 15일(일) 12:57
정은성 호남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인공지능(AI)은 이제 산업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경쟁의 기준을 바꾸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관광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 관광도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자원을 보유했느냐보다, 그 자원을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하고 관광객에게 얼마나 편리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제공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AI는 관광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핵심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관광은 단순히 명소를 보여주는 산업이 아니다. 이동, 체류, 소비, 정보, 감정 등이 어우러지는 종합 경험의 산업이다. 관광객은 이제 획일적인 안내보다 자신의 취향과 일정,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여행을 원한다. AI는 이러한 수요를 분석해 개인별 관광동선을 제안하고, 교통·숙박·음식·공연·쇼핑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도시 전체의 관광 경험을 한층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광주광역시는 이러한 변화를 실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닌 도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5·18 민주역사 자원, 양림동의 근대문화 자산, 무등산권 자연자원, 충장로와 대인예술시장, 송정역권의 미식과 생활문화는 광주만의 고유한 경쟁력이다. 문제는 이처럼 훌륭한 자원들이 개별적으로는 알려져 있어도, 관광객에게 하나의 매력적인 여행경험으로 통합되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의 역할이 절실하다.

예를 들어 광주를 찾는 관광객이 문화예술 중심의 일정, 민주·인권 역사 탐방, 가족 체험형 여행, 청년층 야간관광, 미식 중심 일정 가운데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 AI가 최적의 동선과 소요시간을 제안할 수 있다. ACC와 비엔날레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코스, 5·18 사적지와 양림동을 연계한 역사문화 코스, 무등산과 지역 음식자원을 묶은 체류형 코스, 충장로와 대인예술시장을 연결한 야간관광 코스 등은 광주형 AI 관광서비스로 충분히 구현 가능한 모델이다. 이는 관광객의 편의를 높일 뿐 아니라 개인별 맞춤형 제안을 통해 평균 체류시간을 20% 이상 증대시키고 지역 내 소비를 확대하는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광주는 AI를 활용해 원도심과 지역 상권을 살리는 관광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많은 관광객이 몇몇 유명 지점에만 머무르고, 골목상권이나 생활문화 공간은 관광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왔다. 그러나 AI가 관광객의 취향과 위치, 시간대에 맞춰 주변의 전시, 공연, 식음료, 소규모 체험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추천한다면 관광의 혜택은 특정 거점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관광의 경쟁력은 결국 방문객 수 자체보다, 그 방문이 도시 곳곳의 가치와 연결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

또한 광주는 AI 기반 다국어 관광안내 서비스 도입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송정역, 유스퀘어, 공항 연계 거점, 아시아문화전당 등 주요 관광지와 축제 현장 등에 AI 관광안내 시스템이 구축되면 외국인 개별관광객의 접근성과 만족도는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광주가 국제적 문화관광도시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관광도시의 품격은 화려한 시설보다도 얼마나 친절하고 똑똑하게 방문객을 맞이하느냐에서 드러난다.

물론 AI가 만능은 아니다.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편향, 디지털 취약계층 소외, 특정 지역으로의 수요 집중 등을 함께 점검하지 않으면 AI 관광정책은 새로운 불균형을 낳을 수 있다. 따라서 AI는 효율성보다 공공성·포용성·지역균형의 원칙 위에서 활용되어야 하며, 광주 역시 문화와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때 미래형 관광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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