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세평]관찰이 밥 먹여준다 김요수 광주연합기술지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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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03월 18일(수) 1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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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요수 광주연합기술지주 대표 |
‘눈치코치도 없이 막무가내(莫無可奈)네’, 제 역할과 처지를 모른다는 뜻이다. 요즘 말로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를 못하고 제멋대로 뻔뻔하게 간섭한다는 말이다. 눈치코치 없는 사람 곁에서 견디려면 참을성쯤은 몸에 붙이고 살든지, 그러든가 말든가 ‘모르쇠’쯤이 필수요건이다.
눈치 챙기지 않으면 손가락질 받거나 입방아에 오른다. 주변은 다 아는데 눈치 없으면 혼자만 모르는 푼수데기가 된다. 눈치만 잘 챙겨도 욕먹지 않고, 코치만 있어도 칭찬 받는다. 눈치코치 아는 일이 어렵지만 겸손을 갖추면 눈치코치는 뜻밖에 쉽다.
하얀 눈밭에 노란 복수초 보이면 막바지 추위만 남은 것이고, 나비 보이면 봄이 온 것이다. 부는 바람에서 물기를 느끼면 비가 온다는 신호고, 먹구름 다가오면 비바람 몰아칠 것이다. 잠자리 날면 가을걷이 준비해야 하고, 매미 소리 우렁차면 마지막 더위다. 자연에서 얻는 낌새다.
집안 분위기 잘 파악하면 용돈을 더 받을 수도 있고, 어른들 기분 살리면 평화를 길게 끌어갈 수도 있다. 하인리히는 그런 낌새를 분석했다. 300사람이 다칠 뻔한 일이 생긴 뒤에는, 29사람이 다치고, 마침내 1사람이 죽는다는 ‘1:29:300 하인리히 법칙’이다. 좋은 일도 300번쯤 해보면? 29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마침내 1사람을 살릴 수도 있겠다.
남들은 어떻게 하고 있지? 남의 낌새를 흘겨보는 일이다. 남의 낌새 따라만 가다가는 힘들고, 내 삶을 잃을 수도 있다. 남들만큼도 못 살게 되기 쉽다. 지난번에 내가 어떻게 했지? 내 눈치 보는 일이다. 내 눈치 보다가 과거보다 뒤처질 수 있다. 더 좋아져야 할 내 삶인데. 낌새만 챙기면 제 역할을 감당 못한다. 그렇다고 낌새를 모르면 사리분별 못하는 인숭무레기가 된다. 눈치만 보면 약삭빠르게 바꿀 수 있지만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눈치 보지 않아야 창조의 길로 나설 수 있다.
제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 사람들은 바뀌는 낌새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챘다. 제 삶이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들은 눈치 보지 않았다. 어렵지만 낌새와 눈치를 챙기면서 제 노릇을 해야 한다.
눈치코치가 됐든 낌새가 됐든 살피는 일이고, 살피는 일이 관찰이다. 관찰은 관심을 낳고, 관심은 공감을 낳고, 공감은 소통을 낳는다. 소통은 대화의 물꼬를 튼다.
과학은 관찰에서 시작하고, 관찰의 기록이 쌓이면 통계다. 통계를 분석하면 예측할 수 있고, 예측은 우리가 그렇게 바라는(?) 돈도 벌 수 있다. 그러니 관찰은 선물이다.
보이는 것이 다다. 관찰을 하면 보이니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관찰한 통계를 보면 다른 분석을 할 수 있으니까. 안 보이는 것이 보인다. 관찰과 분석을 잘하면 패턴을 읽을 수 있으니까.
사람들이 ‘촉이 좋다’고 할 때 그 촉은 수많은 경험과 통계와 분석에서 나온다. 하지만 섣부른 촉은 다만 짐작일 뿐이다.
보는 것이 관찰이고, 관찰의 통계를 분석하면 생각이 나온다. 분석과 생각은 다르게 보는 힘을 갖게 한다. 관찰과 분석과 생각은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바꾼다. 관찰을 연습해야 할 까닭이다.
겨울이 지나니 따뜻한 봄이 오고, 가을이 지나면 추위가 온다. 누구나 아는 낌새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나라가 평화로우면 내 삶이 살찌고, 좋은 이웃이 있고, 동료와 서로 도우면 내 하루가 뿌듯하다. 누구나 아는 눈치를 챙겨야 행복이 오래 간다.
눈치, 낌새, 관찰이 밥 먹여준다.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관찰할 것인가? 그리고 오늘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우리 삶을 채우는 물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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