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칼럼] 광주·전남 통합의 길, 이대로 좋은가 김인수 사회부장 김인수 기자 joinus@gwangnam.co.kr |
| 2026년 03월 22일(일) 1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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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지점은 산업 구조의 한계와 그에 따른 교육의 괴리다. 광주와 전남은 자동차, 석유화학, 농수산업 등 전통 산업을 축으로 성장해 왔으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혁신 속에서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미래 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으로의 전환이 더딘 이유는 지역 내 전문 인력을 적기에 공급할 교육 체계가 행정 구역별로 분절돼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과 기업 본사는 수도권에, 생산 공정만 지역에 남는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이 산업 현장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교육 통합’이 전제돼야 한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균형 역시 교육의 질과 구조에서 비롯된다. 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청년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치는 ‘미스매칭’은 단순히 일자리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교육이 제공하는 커리큘럼과 실제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역량 사이의 간극, 그리고 제한된 경력 발전 가능성이 청년들을 수도권으로 내몰고 있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한 임금 차이를 넘어, 지역 내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백을 외국인 노동력이 빠르게 메우고 있는 현실도 우려스럽다. 제조업과 농어업 현장의 외국인 의존도 심화는 단기적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고도화와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되면 기업의 기술 투자와 교육 훈련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지역 산업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한다.
결국 핵심은 청년들이 지역에서 배우고, 일하며, 정착할 수 있는 ‘교육-산업 순환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광주·전남 통합 논의는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을 넘어 ‘광역 교육-인재 양성 체계’의 재편으로 이어져야 한다.
우선, 교육 체계의 완전한 통합을 통해 산업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현재처럼 도시와 농어촌, 광주와 전남이 교육 정책을 따로 운영해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도시권은 AI와 기술 실증 중심의 고도화된 교육 인프라를 맡고, 농어촌 지역은 신재생에너지와 미래 농생명 등 특화 산업과 연계된 직업 교육 및 연구 기반을 담당하는 ‘광역 단위 교육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
초·중등 교육에서부터 대학, 직업 교육에 이르기까지 산업 현장과 연계되는 일관된 인재 양성 시스템이 마련될 때, 청년들은 지역 내에서도 충분한 경력 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대학 간 벽을 허물고 공동 학위나 교차 수강을 활성화해, 광주·전남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캠퍼스로 만드는 통 큰 전략이 필요하다.
일자리 정책 또한 이 교육 통합의 연장선에서 설계돼야 한다. 광역 단위에서 산업별 직무 체계와 임금 기준을 통합 관리하고, 광역 교통망과 공공 주거 정책을 결합한다면 청년들이 지역 내에서 더 넓은 기회의 공간을 누릴 수 있다. 교육이 산업을 견인하고, 산업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야말로 외국인 노동력 의존에서 벗어나 생산성 중심의 산업 전환을 이룰 유일한 길이다.
광주·전남 통합의 본질은 행정 통합 그 자체가 아니라, 산업과 교육, 인재 정책을 한 그릇에 담아 재설계하는 ‘전략적 결합’에 있다. 행정과 산업, 교육을 분리해서 접근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포괄적 통합을 통해 인재가 흐르고 산업이 숨 쉬는 새로운 발전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 설계가 얼마나 치밀하고 과감하느냐에 따라 광주·전남의 100년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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