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광주마을교육공동체의 ‘온마을이음학교’

김진구 광주시교육청시민협치진흥원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6년 03월 25일(수) 18:10
김진구 광주시교육청시민협치진흥원장
새 학기가 시작돼 파릇한 봄기운과 함께 광주의 골목마다 새로운 교육의 활기가 돌고 있다.

“온마을 곳곳이 교실! 함께 성장하는 마을!”

광주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비전이다. 학교 안에서의 지식 전달을 넘어, 아이들의 삶이 이뤄지는 터전 전체를 배움의 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제 교육은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의 담장을 넘어 마을이라는 다양한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다.

‘광주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다. 책상 위의 지식뿐만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마을, 우리 지역의 역사나 생태 환경을 생활 속에서 배워가는 것이다. 배움이 삶이 되고, 삶이 배움이 되는 공동체가 바로 마을교육공동체다.

이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와 마을, 지자체, 교육청이 한마음으로 묶어낸 협치의 산물이다. 그리고 지역사회 교육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학생을 민주시민으로 키우고, 학교 교육을 삶과 연결하는 미래형 모델이기도 하다.

‘내 아이’를 올바르게 키울 일차적인 책임이 가정에 있다면, ‘우리 아이들’을 올바르게 자라게 할 이차적인 책임은 마을과 지역사회에 있다. 급격한 지역소멸을 막고, 우리 지역에서 출생하고 배워서 이곳에 정주(定住)하는 전 생애적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해서 마을교육공동체가 더욱 확산돼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다음과 같은 마을교육의 세 가지 유형을 통해서 완성된다.

첫째, 마을을 통한 교육이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뤄지는 학습 형태이다.

둘째, 마을에 관한 교육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과 지역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지역의 역사적, 생태적, 문화적 특수성에 대해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이다.

셋째, 마을을 위한 교육이다. 마을 구성으로서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의 현안과 의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교육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삶의 터전과 공동체를 위한 역할을 찾게 되고, 마을은 발전하게 된다.

광주는 교실이나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광주라는 지역공동체에 정신적, 물질적 자산이 많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환경 전문가, 마을교육공동체 활동가 등 여러 분야의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 이 자산들이 학생들의 또다른 교과서가 되고, 활동하는 배움터가 되고, 선생님이 된다.

광주형 마을교육공동체의 정수는 ‘온마을이음학교’이다. 전국적으로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광주의 모델은 민·관·학 거버넌스의 촘촘한 이음망으로 만들어졌다. 독보적이고 차별성이 있는, 우리 지역의 특성이 살아있는 마을교육 생태계이다.

시교육청과 시청, 시민협치진흥원과 5개 구청, 그리고 단위 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를 잇는 협력체제가 만들어졌다.

특히 자치구별로 설치된 ‘이음센터’는 첨단과학, 의료보건, 이주배경청소년 상생교육 등 지역 특색에 맞는 학습주제를 선정하고 활성화하는 핵심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광산구는 국립광주과학관과 연계한 ‘미래기술학교’로 AI·드론·창의 설계코딩 등을 운영하였으며, 동구는 조선대와 협력한 ‘미리대학’을 개설했다. 서구는 체험 중심 열린 교육을, 북구는 남도향토음식박물관·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말바우시장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남구는 꿈과 끼를 키우는 문화예술 체험을 펼쳐왔다.

광주의 60여 개의 마을학교는 단계별로 진화하고 있다. 지역의 여러 조건과 사업의 깊이, 기간 등에 따라 새내기마을학교→마을학교→온마을학교로 체계화돼 있다. 이는 공동체의 성숙도에 맞춘 맞춤형 지원을 가능하게 하며,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밑거름이다.

선생님들이 주도하는 마을교육실험실과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하는 ‘우리가 직접 한다’ 프로젝트는 활동 주체들의 자발성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피교육자에 머물지 않고, 마을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시민으로서 당당히 참여한다.

이제 활기찬 봄기운이 학교와 온마을에 가득하다. 광주 학생들이 ‘타랑께 마을버스’를 타고 마을 곳곳을 누비며, 직접 개발한 마을 교재로 학습을 한다. 이러한 온마을이음학교가 함께 성장하는 마을을 넘어 대한민국 교육의 또다른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마을이 교실이 되고 시민이 스승이 되는 곳, 그곳에서 광주의 미래는 이미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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