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사기를 보이스피싱 피해로 위장…벌금형

법원 "구제 절차 악용"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4월 01일(수) 18:43
광주지방법원
주식 투자 사기를 당한 50대 남성이 피해금을 돌려받기 위해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허위 신고를 했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기 피해자였지만, 제도적 구제 절차를 악용한 점이 인정된 것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9단독 전희숙 판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게 벌금 250만원을 판결했다.

A씨는 2024년 4월 중순 은행 고객센터에 전화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다고 허위 신고하고, 특정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요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돈을 송금했는데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주식 투자 명목으로 사이트에 보낸 4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피해금을 회수하기 위해 법무법인과 ‘환불 협의 대행’ 계약까지 체결한 뒤, 안내에 따라 허위 신고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좌를 지급정지시킨 뒤 운영자 측으로부터 합의금이나 피해금을 받아내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입은 피해 역시 보이스피싱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투자 사기를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주장하며 허위 신고를 했다”며 “정식 수사 절차를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구제 절차를 악용한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사기 피해자라는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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