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BTS 신드롬과 아리랑의 세계사적 의의

박찬용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정치학 박사

박찬용@gwangnam.co.kr
2026년 04월 06일(월) 15:42
박찬용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정치학 박사
지난달 21일 BTS의 광화문 광장 컴백공연은 글로벌 팝스타의 현대적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한국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세계사의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이번 공연은 BTS가 군 복무 이후 완전체로 귀환했다는 상징성과 함께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 실시간 동시 중계되어 한민족 문화의 높은 위상을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이번 공연은 한민족을 상징하는 의미로 앨범 명인 ‘아리랑’과 함께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무대로 한국 고유의 정서를 기반으로 한 ‘한국적 팝의 시초’를 알리는 행사였다는 점이 돋보였다.

그러면 한국인이 즐겨 부르는 아리랑의 유래와 의미가 무엇일까? 아리랑은 한민족과 기쁨과 슬픔을 같이하며 역사의 질곡을 지켜보고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서 호흡하고 있는 우리의 대표적인 민요이다. 아리랑은 고대로부터 구전에 의해 전래돼 우리민족이 고난을 극복하는 민요로서 전국 방방곡곡에 널리 퍼지고 변형돼 불려왔다. 아리랑의 아리는 ‘고운’이라는 뜻의 옛말이고 랑은 ‘님’을 가르킨다고 볼 수 있다. 아리가 예전 국어에서 아름답다, 곱다, 아름다운의 뜻으로 쓰인 흔적은 현대 한국어에서 아리따운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몽골에서는 지금도 아리는 고운, 곱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음을 볼 때 아리랑의 첫 번째 뜻은 고운님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쓰리랑은 마음이 쓰리다 즉 마음이 아리다와 유사어라고 할 수 있으며 마음이 아리고 쓰리도록 그리운 님이라는 뜻이 된다. 아리랑의 랑은 삼국시대에는 한자어로 낭(郞)자를 써서 젊은 남녀를 모두 표현했다. 통일신라 이후 조선시대에는 남녀를 구별하여 남자는 주로 낭(郞)자를 여자는 낭(娘)자로 구분했다. 그러나 발음은 모두 랑으로 발음되며 뜻은 모두가 님을 의미하는 사내와 아가씨를 가리킨다. 신라 향가에 죽지랑(竹旨郞) 기파랑(耆婆郞) 등이 좋은 사례이다. 아리랑의 한(恨)은 가슴속에 시퍼런 서슬을 가진 한(恨)이 아니다. 풀려고 해도 금방 끝을 맺지 못하는 여운으로 남는 그런 한(恨)이다. 1910년 한일 합방 후부터 일제강점기 말엽까지는 나라 없는 민족의 서러움과 울분을 애절한 아리랑 가락에 실어 스스로를 달래 왔다.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BTS가 첫 무대 장소로 광화문광장을 선택했다. 조선왕조의 역사를 품은 경복궁이 복귀 무대의 배경이 되었고 근정문과 흥례문,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왕의 길이 전 세계에 생중계로 비춰 졌다. 서울의 심장부 광화문에서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진 BTS의 컴백 공연은 전 세계가 한국의 역사적 공간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글로벌 음악 시장을 호령하는 K팝과 한국의 전통문화가 결합한 이 장면을 계기로 향후 한국문화와 관광의 굵직한 흐름이 주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BTS의 공연은 한국의 문화재와 국가유산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끌어낸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외신도 광화문광장을 한국의 역사적 공간으로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공연장소는 조선왕조의 궁전인 경복궁 등 문화재가 모인 관광지라고 설명했고, 멤버들이 서 있던 광화문 월대와 경복궁이 성지로 떠오르면서 고궁투어에 나서는 해외 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BTS의 이번 컴백 앨범에는 한국민요 아리랑, 성덕대왕신종 에밀레종 종소리 등 한국적 요소들이 녹아있다. 새 앨범 아리랑에 수록된 ‘Body to Body’에는 아리랑의 선율이 담겨있다. Aliens에서는 이제 K팝의 K가 어디인지 안다며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강조했고, 문화강국의 비전을 제시했던 백범 김구 선생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류 콘텐츠 하나가 엄청난 관광수요를 창출한다는 공식은 여러 차례 입증한 바 있다. 그런 측면에서 BTS의 이번 컴백 공연은 단순히 신곡 발표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깊은 역사와 눈부신 유산을 전 세계에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의미를 지닌다.

필자는 BTS의 이번 광화문 공연이 ‘오징어게임’, ‘케데헌’ 등 K콘텐츠와 더불어 한국을 찾게 하는 ‘소프트파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오징어게임은 달고나 만들기, 딱지 게임, 구슬치기 같은 한국의 놀이를 세계에 알렸다. 케데헌은 K팝 외에도 남산타워와 한옥마을, 명동거리 등 한국의 장소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케데헌의 흥행에 BTS의 묵직한 컴백까지 더해진 지금 팬덤관광을 넘어 한국의 문화와 유산을 깊이 있게 연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SNS에는 광화문 공연 전후로 BTS 성지순례 해시태그가 담긴 게시물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여행전문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서울의 주요명소를 중심으로 구성된 투어 상품 트래픽이 27% 증가했다고 한다. 이번 BTS의 광화문 공연은 단순한 관광이미지를 넘어 한국에 대한 인식변화와 국가 브랜드 제고 차원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안겨준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세계적인 문화 흐름을 한국으로 향하게 해 한국을 찾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방향전환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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