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독선교유산·환벽당, 세계유산 등재 본격화

국가유산청 주관 사전자문 지원사업 선정…절차 단축 기대
양림동 선교기지·별서정원 가치 조명…인권·인문정신 부각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2026년 04월 08일(수) 09:42
오웬기념각
환벽당
광주 남구 기독선교유산과 북구 환벽당 등 지역 대표 역사자산이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향한 본궤도에 올랐다.

광주시는 국가유산청이 주관한 ‘2026년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사전자문(Upstream) 지원사업’ 공모에서 ‘한국기독선교기지’와 ‘별서정원과 원림’이 최종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사전자문 제도는 등재 신청 이전 단계에서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 국제 전문기구로부터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보존·관리 체계에 대한 심층 자문을 받는 절차다. 사전자문을 거친 유산은 자문보고서 수령 후 5년 이내 등재신청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필수 관문인 ‘예비평가’를 면제받을 수 있어, 행정 절차 단축과 등재 가능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이번에 선정된 두 유산은 광주가 축적해 온 인권과 인문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한국기독선교기지’는 19세기 말 형성된 교육·의료·종교 복합공간으로, 봉건적 신분질서를 허물고 남녀평등 교육을 실천하며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 거점이다. 광주 남구 양림동 일대에는 오웬기념각과 우일선 선교사 사택, 선교사 묘역 등이 집적돼 선교기지의 원형을 비교적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이 공간은 문맹 퇴치와 여성교육 확산을 통해 민중의식을 일깨우며, 일제강점기 평화적 독립운동의 사상적 기반을 형성한 역사적 의미도 지닌다.

현재 광주를 비롯해 대구, 목포, 순천, 전주, 김제, 공주, 청주 등 8개 지자체는 ‘한국선교기지 세계유산 등재 지방정부협의회’를 구성해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광주와 대구는 달빛동맹을 통해 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다.

‘별서정원과 원림’은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자연 속에 조성한 별서와 원림으로 구성된 인문주의적 문화경관이다. 광주 환벽당과 취가정, 담양 소쇄원과 식영정 등이 포함되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한 한국 고유의 자연관을 잘 보여준다. 현재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동 출연한 한국학호남진흥원이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시는 이번 선정을 계기로 국가유산청의 연구 지원을 받아 사전자문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향후 사전자문 신청서는 국가유산청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되며, ‘세계유산협약 운영지침’에 따른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게 된다.

특히 시는 광주·전남통합특별법에 근거한 ‘역사문화특구’ 지정을 추진해, 지자체 간 경계로 분절돼 있던 유산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보존·관리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실질적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황인채 광주시 문화체육실장은 “세계유산 사전자문 선정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문화유산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라며 “사전자문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세계유산 등재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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