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유가 급등에 광주·전남 이동 패턴 바뀌었다

휘발유 2000원선 고공행진…‘대중교통·도보’ 쏠림
3월 시내버스 이용 960만건…전년보다 60만건 늘어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4월 13일(월) 18:50
#.광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43)는 최근 출퇴근을 제외하고는 차량 운행을 거의 하지 않는다. 장보기나 외출도 한 번에 몰아서 처리하고, 가까운 거리 이동은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대신하고 있다.

김씨는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차를 탔는데, 지금은 기름값부터 계산하게 된다”며 “차를 덜 타는 게 아니라 아예 이동 자체를 줄이게 된다”고 말했다.



중동발 유가 급등이 광주·전남 서민들의 이동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기름값 상승이 교통비 부담을 키우면서 자가용 중심이던 이동이 대중교통과 도보 중심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유류비가 단기간에 치솟으면서 이동 비용을 직접 압박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줄이거나 이동 수단을 바꾸는 모습도 일상화되면서 이른바 ‘이동 패턴 재편’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격한 지난 2월 28일 이후 광주·전남지역 주유소 평균 가격은 한 달여 만에 가파르게 상승했다. 광주는 ℓ당 휘발유 가격이 1680.87원에서 전날 기준 1984.42원으로 303.55원 올랐고, 전남 역시 1706.24원에서 1985.80원으로 279.56원 상승하며 20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경유 가격 상승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광주는 ℓ당 1589.92원에서 1978.69원으로 388.77원 올랐고, 전남은 1606.28원에서 1981.48원으로 375.2원 뛰었다. 체감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고유가 상황은 자가용 이용 감소로 곧바로 이어지고 있다. 출퇴근을 제외한 차량 운행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선택하는 시민이 늘면서 이동 수단 선택 기준 자체가 달라지는 분위기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응이 일상적인 선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대중교통 이용 증가도 수치로 확인된다. 지난 3월 광주지역 시내버스 이용 건수는 약 960만건으로 전월(약 760만건)보다 크게 늘었고, 지난해 같은 달(약 900만건)과 비교해도 60만건 증가했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의미다.

이용 수요가 늘면서 시간대별 변화도 감지된다. 출퇴근 시간대뿐 아니라 평일 낮 시간대 이용객까지 늘어나며 버스 이용 패턴 전반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일부 노선에서는 혼잡도가 높아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동 수단은 한층 다양해지는 양상이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출퇴근 시간대 카풀을 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고,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단거리 이동을 중심으로 차량을 대체하려는 흐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응은 금융 영역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주유 할인 혜택을 강화한 이른바 ‘주유 특화 카드’ 신청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월 기준 주요 주유 특화 카드 9종의 신청 건수는 전월 대비 14.9% 늘었고, 하루 평균 신청 건수도 3.8% 증가했다. 고유가에 대응하는 소비자 행동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고유가는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이동 방식 전반을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가용 중심 생활에서 벗어나 대중교통과 다양한 대체 이동수단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일상이 재편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대응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유가 변동성이 이어질 경우 비용 효율을 고려한 이동 방식이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은 속도와 폭 모두 이례적인 수준”이라며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자가용 이용 감소와 대중교통 이용 증가 등 이동 방식 변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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