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인재"…완도 냉동창고 화재 ‘총체적 부실’ 비숙련 인력 투입·기본수칙 무시 정황 드러나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
| 2026년 04월 14일(화) 18: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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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전남 완도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내부에 진입하던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사진제공=전남소방본부 |
14일 완도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화재 당시 냉동창고 내부에서는 바닥 에폭시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작업자는 토치 램프를 이용해 코팅을 가열해 녹이는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인화성 물질이 포함된 환경에서는 화재 위험이 높은 작업 방식이다.
특히 바닥 페인트 작업을 위해 사용한 에폭시에는 신나 등 휘발성이 강한 인화성 물질이 포함돼 있어 열을 가할 경우 유증기가 다량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작업이 환기가 어려운 밀폐 구조의 냉동창고 내부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한 유증기가 내부에 축적되며 사실상 ‘폭발 위험 공간’이 형성됐고, 작은 불씨에도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던 셈이다.
소방당국은 내부에 쌓인 가연성 기체가 한순간에 폭발적으로 연소하면서 화염이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냉동창고 내부는 단열재로 사용되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가 많아 화재에 더욱 취약한 환경이었다는 것이 소방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기본적인 안전 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찰 조사 결과 작업 당시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2인 1조 작업’ 원칙과 화재 감시자 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작업을 총괄해야 할 책임자이자 보수 공사업체 대표 역시 현장을 비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투입된 인력에 대한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한 노동자는 비숙련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30대·중국)로, 고위험 작업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나 경험이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특정 현장의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에 만연한 ‘안전보다 효율을 우선시하는 관행’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냉동창고는 개구부를 많이 만들 수 없는 한계로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현장 관계자들은 대부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고 대응 과정에서도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 진입 당시 외부에서 확인되는 화재 징후가 크지 않았던 점, 내부 구조와 위험 요인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던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창영 광주대 교수는 “비숙련 노동자에 대한 체계적인 안전 교육과 감독 강화, 고위험 작업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지원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밀폐 공간에서의 화기 작업과 같은 고위험 작업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관리 기준과 사전 승인 절차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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