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통해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이해해 볼까

하정웅미술관 ‘해설이 있는 예술영화’ 프로그램 주목
터너·반 고흐부터 세라핀 루이·헬렌 쉐르벡까지 망라
조대영씨 기획,여성 예술가들의 삶까지 함께 조명 시도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4월 15일(수) 18:22
포스터
영화 일정표
하정웅미술관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해설이 있는 예술영화’ 프로그램(기획 조대영)을 본격 가동한다. 사진은 지난 3월 25일 올들어 처음으로 선보인 해설이 있는 예술영화 ‘고야의 유령’편 진행 모습.
미술관에서 보여주는 영화는 어떨까. 그런데 예술가를 다룬 영화라면 더더욱 매니아(마니아)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미술관 밖에서는 고의로라도 선택해 관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시립미술관 분관인 하정웅미술관이 올들어 ‘해설이 있는 예술영화’ 프로그램(기획 조대영)에 대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2016년 출발해 올해로 11회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영화를 매개로 예술가의 삶과 시대, 그리고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인문예술 콘텐츠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미술사 거장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반면에 기존과는 다른 시선에서 여성 예술가들의 삶까지 함께 조명해 프로그램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첫번째로 다뤄진 프란시스코 고야를 위시로 윌리엄 터너와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등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화가들에서부터 세라핀 루이, 헬렌 쉐르벡 등 상대적으로 조명이 적었던 여성 화가들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 분야 내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다.

첫 번째 시간(3월 25일)에는 ‘고야의 유령’을 다뤘다. ‘고야의 유령’은 18세기 종교재판의 광풍과 프랑스 혁명의 열풍이 휘몰아치던 시대를 배경으로 신부에서 혁명가로 변신한 야심가와 종교재판에 스러져간 여인의 이야기다. 영화는 당대의 화가였던 프란시스코 고야의 시선으로 허구의 두 주인공을 관찰하며 비극과 아이러니를 극대화시켜 몰입감을 더한다. 영화를 연출한 밀로스 포먼 감독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아마데우스’로 유명한 거장이다.

이어 오는 29일에는 ‘라이프’를 다룬다. ‘라이프’는 스타가 되기 이전의 제임스 딘과 사진작가 데니스 스톡의 운명적인 만남을 절묘한 드라마로 풀어냈다. 사진작가 출신 안톤 코빈이 연출한 영화는 1950년대의 정경과 인물의 내면을 차곡차곡 쌓아간 점이 돋보인다.

또 5월 27일에는 윌리엄 터너를 만난다. ‘미스터 터너’는 윌리엄 터너의 인생 후반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의 인생 후반기는 이미 명성이 자자했던 윌리엄 터너가 실험적인 화풍에 도전했던 시기다. 영화를 연출한 마이크 리는 ‘괴벽스럽고 종잡을 수 없는’ 인물로 윌리엄 터너를 접근했고, 역사적 기록에 상상력을 더해 윌리엄 터너의 양면성을 파고든다.

여기다 6월 24일에는 프랑스 상리스 출신의 여성 화가인 세라핀 루이와 함께한다. 세라핀 루이는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지 않고 독학으로 작업했으며, 낮에는 하녀로 일하고 밤에는 촛불 밑에서 그림을 그렸다. ‘세라핀’은 극도의 궁핍한 생활에서도 그림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기도하는 세라핀 루이의 우직한 삶을 생생한 시대 배경 속에 펼쳐냈다.

이후에도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 헬렌 쉐르벡,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며, 모든 상영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진행된다.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해설이 결합된 방식으로 운영돼 관객이 작품과 예술가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프로그램 기획자인 조대영씨는 광주의 대표적인 영화 전문가로, 영화평론집 ‘영화, 롭다’를 출간했으며, 원작 소설과 영화를 함께 읽고 감상하는 모임 ‘20세기소설영화독본’을 18년째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동구 인문학당’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조대영씨는 강연자로도 참여해 영화와 미술을 넘나드는 해설을 제공하고, 상영 이후에는 실제 작품 이미지와 함께 예술가의 표현 방식과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해 감상의 깊이를 이끈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3월 시작돼 오는 10월까지 이어지며 별도의 사전 신청없이 행사 당일 하정웅미술관을 방문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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