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라운드의 기적’ 성영탁, KIA 뒷문 책임진다

정해영 공백 속 2SV·3HD·ERA 0.93 맹활약
이범호 감독 "가장 안정적인 투수…마무리 경쟁"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2026년 04월 21일(화) 18:30
성영탁. 사진제공=KIA타이거즈
KIA타이거즈 3년차 우완 성영탁이 팀의 새로운 마무리로 떠오르며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성영탁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96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입단 첫해에는 1군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2군에서 23경기 40이닝 2승 2패 2홀드(HD) 평균자책점(ERA) 4.0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잠재력은 이듬해 폭발했다. 2025시즌 1군에 올라온 성영탁은 45경기 52.1이닝 3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 1.55의 성적을 기록하며 ‘10라운드의 기적’을 써냈다. 데뷔 후 구단 최다 연속 무실점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인상적인 활약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올 시즌 역시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성영탁은 21일 경기 전 기준 9경기에서 9.2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93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한화전에서는 1.2이닝을 책임지며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했고, 이후 키움전에서도 연이어 세이브를 올리며 2세이브(SV) 3홀드를 기록 중이다.

사실 정규리그 시작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시범경기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로 흔들렸다. 그러나 시즌에 들어서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투구로 팀의 신뢰를 얻고 있다.

성영탁의 활약은 KIA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기존 필승조였던 전상현이 늑간근 부상으로 이탈했고, 홍건희 역시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여기에 정해영마저 부진에 허덕였다. 그는 올 시즌 4경기에서 총 2.2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고, 평균자책은 16.88까지 치솟았다. 지난 10일 한화전에서는 0.1이닝 2실점으로 극도로 부진했다. 구단은 그가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판단, 휴식 차원에서 지난 11일 전상현과 같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팀의 마무리가 2군행 통보를 받은 상황.

이 공백을 성영탁이 빠르게 메웠다. 11일 한화전부터 마무리로 등판해 4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뒷문을 지켰다. 특히 9회 마운드에서의 중압감 속에서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며 마무리 투수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물론 아쉬운 모습도 있었다.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 시즌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8회 2사 후 등판해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럼에도 9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자기 역할을 다했다.

이범호 감독 역시 성영탁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 감독은 “지금 팀 상황에서는 성영탁이 가장 안정적이고 확률이 높은 투수다. 당분간 마무리 자리는 성영탁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해영이가 퓨처스에 내려가 있지만, 올라오더라도 영탁이와 전상현 등 누가 제일 구위적으로 적합한 상황인지 체크할 거다. 프로기 때문에 어떤 자리던 경쟁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마무리 자리의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정해영의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감독은 정해영에 대해 “구위는 좋다. 다만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다카하시 켄 2군 코치와 정해영이 면담을 통해 프로그램을 짰고, 편한 상황에서 던지는 방향으로 정했다”면서 “선발과 5~6회 중간 등 다양한 상황에서 등판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퓨처스에서 심리적인 상태가 나아졌다 싶으면 바로 콜업할 예정이다”면서 “오랜 기간 부상 없이 팀을 지켜준 마무리 투수인 만큼, 팀 차원에서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좋은 마무리 투수로 올라올 수 있도록 준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정해영이 돌아오더라도, 곧바로 마무리 보직을 차지할지는 미지수다. 당분간 성영탁이 9회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불펜 위기 상황에서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성영탁. 10라운드 지명이라는 한계를 딛고 KIA의 새로운 ‘마무리 카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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