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이후 세대, 창작 음악극으로 오월 다시 묻다

'…슈퍼스타' 5월 5일 오후 7시 30분 5·18민주광장
청년예술인 14명 발매 앨범 수록곡 무대서 재해석
‘금남로에 침 뱉지마라’ 등 9곡…오월어머니들 출연도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6년 04월 24일(금) 18:10
라이브 연주와 연극이 결합된 창작 음악극 ‘나는 80년 이후 생이다-슈퍼스타’가 5월 5일 오후 7시 30분 5·18민주광장에서 열린다. 사진제공=파인트리
광주의 한 고등학교, 뮤지션을 꿈꾸는 학생들이 모였다. 인기 가수가 꿈인 이들은 우연한 기회에 민중가요를 접하고, 1980년 5월을 기억하는 앨범 제작에 도전하기로 뜻을 모았다. 앨범 주제는 ‘오월 정신’. 이들은 다소 무거운 단어 앞에서 머뭇거린다. 앨범은 무사히 완성될 수 있을까.

라이브 연주와 연극이 결합된 창작 음악극 ‘나는 80년 이후 생이다-슈퍼스타’는 오월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청년 세대가 그 의미를 음악과 이야기로 재해석한다. 2026년 광주 무등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밴드부 ‘소리침공’ 일원들이 민중가요를 사랑하는 지도교사 박준성의 제안으로 앨범 제작에 나서면서 1980년 5월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오월 정신의 의미를 깊이 알지 못한 채 각자의 방식으로 오월을 생각해보는 학생들이 예술동아리 폐지 공고를 통해 일상의 변화를 맞이하면서 음악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과정을 그린다.

무대에서는 청년 예술인들의 생생한 에너지를 통해 오월의 의미를 현재적 감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특히 오월어머니집 어머니들이 특별 출연해 세대 간 기억을 잇는 장면을 선보이며 공연의 메시지를 한층 깊이 있게 전달한다.

작품은 지난 2020년 선보인 5·18민중항쟁 40주기 기념앨범 ‘나는 80년대 이후 생이다’와 2021년 제작한 두번째 앨범 ‘청춘 속에 두려움 없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박성언씨를 주축으로 1980년생부터 1994년생까지 청년음악인 14명이 5·18민중항쟁을 기억하기 위해 기획한 앨범이다.

첫 앨범은 기존 민중가요를 일부 편곡해 사용해 개별 창작자들이 저작권을 가진 곡들은 공연의 주요곡 리스트에 포함하기보다 짧게 인용하는 방식으로 무대에 녹여냈다. 두 번째 앨범은 창작곡들로 구성돼 무대 넘버는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라 이야기와 결합된 창작 음악극 형태로 확장시켰다. 무대에서는 ‘슈퍼스타’(작사 작곡 박성언)를 비롯해 ‘청춘출정가’(작사 작곡 박성언), ‘오월 기다림’(작사 작곡 박성언), ‘대한민국을’(작사 작곡 박성언), ‘금남로에 침 뱉지마라’(작사 조혜수·작곡 최규웅), ‘몽타주’(작사 작곡 박성언) 등 같은 곡 다른 버전 포함 총 9곡이 울려퍼질 예정이다.
창작 음악극 ‘나는 80년 이후 생이다-슈퍼스타’ 무대 모습. 사진제공=파인트리
창작 음악극 ‘나는 80년 이후 생이다-슈퍼스타’에서 광주 무등고 밴드부 ‘소리침공’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무대의 연출과 극작은 광주에서 뮤지컬·연극 활동을 하는 20~30대 청년 예술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창작뮤지컬단체 파인트리의 조혜수 대표가 맡았다. 첫 앨범에서 ‘들불’을 선택해 부른 그는 당시 광주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5·18이 실제 이뤄진 공간에서 박기순 열사를 연기한 인물이다. 두번째 앨범 수록곡인 ‘금남로에 침 뱉지마라’ 작사에 참여했다. 공연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지난해 10월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조혜수 대표는 음악극으로 발전한 배경에 대해 “앨범 작업 과정에서 창작자와 이를 듣는 사람들이 모두 깊은 감동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일부러 찾아 듣지 않는 사람들도 ‘80년 이후 세대가 오월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했다”며 “뮤지컬 배우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 앨범을 새롭게 풀어보고 싶었다. 뮤지컬 형식보다는 ‘앨범이 중심이 되는 음악극’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이번 작품을 창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작업 과정에서 왜 5월은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는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어른들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가 궁금했다.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솔직히 깊은 공감까지는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아울러 그는 “오월 어머니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만들면서, 광주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오월정신을 따뜻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지금 우리가 이 길을 걷고 있는 이유 역시 그날의 청년들의 희생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내 현실 속에서 오월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 있는 기억으로 이어갈 것인지다. 이번 공연이 관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각자의 방식으로 오월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연은 오는 5월 5일 오후 7시 30분 5·18민주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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