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대목인데"…원예·화훼농가·꽃집 ‘시들시들’

전기세·물가·유류값 등 폭등…시민들 발길 뜸해져
일부 가게 물량 대폭 축소…소비자 고물가 발길 돌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6년 05월 03일(일) 21:44
가정의 달을 앞두고 ‘5월 대목’ 특수를 누리던 원예·화훼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화훼농가는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난방비 부담이 커졌고, 꽃가게는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해 화분, 화환 받침대, 플로랄 폼을 포함한 부자재 가격 인상에 불황이 지속되면서 꽃다발이 자그만 선물 수준을 넘어 부담을 준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면서 이를 발길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광주지역 실내 등유가격은 중동 사태 이전인 2월 28일 리터당 1134원이던 실내 등유 가격은 1231원으로 100원 정도 인상됐다.

면세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지역 내 화훼 농가 곳곳에서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온다.

원예·화훼농가는 일정 온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탓에 등유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전체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광주 서구 한 화훼농민 A씨는 “꽃 품종에 따라 유지해야 하는 온도가 다르지만 대부분 18도 이상을 유지해줘야 한다”며 “화훼 농가들은 적은 평수로 기름을 떼는 것도 아니고 넓은 면적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기름값이 단 몇 백원만 올라도 한 달이면 수백만원에 달한다”고 울상 지었다.

꽂가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동 사태로 인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생화 공급이 줄어든 데다 고환율 문제까지 겹치면서 꽃집을 찾는 발길은 뜸해졌다.

잇따른 악재가 이어지면서 1년 중 최대 성수기인 5월에 대한 기대도 사라진 지 오래다.

실제 화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광주원예농협의 지난 29일 카네이션 평균 금액은 1만 2439원으로 지난해 7080원 대비 5359원 올랐으며 1년 사이 75.69% 증가한 수준이다.

또 지난 2월 중동사태 발발 전 6973원이었던 카네이션 평균 금액은 감소세를 보이다 시차 등으로 국내에 직접적 영향이 끼치게 된 3월 중순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중동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생화 폐기물을 처리할 종량제 봉투가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꽃집을 찾는 이들의 모습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일부 꽃 가게는 물량을 전년 대비 대폭 줄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광주 남구에서 5년째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최근 몇 년 전만 해도 5월이 다가오면 꽃 주문이 빗발쳤는데 최근에는 이틀에 한 번, 아니면 한 건도 없는 날도 있다“며 ”대목인데 재고 처리 위험을 안고 장사해야 할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나마 5월에는 가족들을 총동원에 꽃 물량을 확보하고 밤샘 포장도 진행했지만 다 옛날 얘기다. 오히려 업계 지인들 사이에서는 ‘손해나 보지 않았으면 한다’는 얘기까지 오가고 있을 정도다”고 전했다.

가정의 달 5월 성수기에 분주해야 할 화훼농가와 꽃집들이 고물가와 중동사태 여파로 오히려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도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인한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 꽃 가격도 부담으로 느껴진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는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드러나면서 꽃은 필수재가 아니기 때문에 선물 등 다른 대체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30대 정모씨는 “예전에는 부모님과 식사를 하면서 카네이션과 용돈을 함께 드렸다면, 올해는 용돈만 드릴 거 같다”며 “요즘은 5만원 이상 들여야 풍성한 카네이션 다발을 드릴 수 있다 보니 꽃 대신 현실적인 부분에 지출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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