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지방 건설산업 활성화가 국가균형발전의 초석

이건철 전 전남발전연구원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6년 05월 12일(화) 17:57
이건철 전 전남발전연구원장
대한민국 건설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8% 내외를 차지하고, 연관산업(건설 자재, 건설 기계, 건설 기술 등)까지 고려하면 그 비중은 15%까지 확대되는 주요 산업으로 국가적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이처럼 국가경제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지방의 건설산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위기상황이 비수도권인 지방의 중소 건설업체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건설업을 포기하는 폐업 신고건수가 1088건을 기록했는데, 비수도권 업체가 전체의 62.6%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년 동기대비 31.2%나 급증했다. 미분양 증가와 고금리, 그리고 PF 심사 강화까지 겹치면서 지방 건설업체는 위기를 맞고 있다. 더욱이 건설업 폐업 신고사유 중 88.1%가 ‘사업포기’였다는 점은 단순히 일시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더 이상 사업영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구조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방 가운데서도 광주·전남 위기상황은 대구·경북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가장 상징적 현황이 광주와 전남 지역 주택건설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2023∼2024 폐업신고 건수가 신규등록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2022년 전까지는 폐업보다 신규 등록 건수가 많았지만, 2023년부터 역전됐다. 이처럼 폐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전술한 분양시장 침체와 주택가격 하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를 보면, 광주와 전남의 미분양 주택은 각각 1234가구와 3598가구에 달한다. 동시에 주택가격도 맥을 못추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1월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보면, 광주와 전남은 전년보다 각각 1.07%, 0.06% 하락했다. 0.18% 상승한 전국 평균치에 대비된다.

지방건설업 위기의 또 다른 실례로 2025년 12월 기준, 비수도권 건설수주액이 전년 동기대비 75%로 급감했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인구가 수도권으로 유출된 비수도권의 부동산시장 침체가 주원인이다.

인구가 유입된 수도권은 부동산시장이 과열되고 유출된 비수도권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 위에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 부진과 금융비용 상승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3기 신도시 개발, 도시재생사업 등 수도권 대형 프로젝트와 대비된다. 동시에 중앙정부가 수도권 부동산시장을 잡기 위해 시행한 대출규제 조치로 인해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심사가 강화됨으로써 미분양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지방 중소건설사들에게는 자금난만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지방경제의 선도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건설산업이 인구감소로 인한 미분양 등의 부동산 침체에다 금융비용 증가까지 겹친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중앙정부의 최대 관심은 수도권에만 매몰되어 있는 점에 유감을 표한다. 특히 전국토가 고르게 잘 사는 국가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정부가 지방의 건설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에 소홀한 점은 불균형적 행태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이재명정부는 지난해 6·27대책(대출 규제)을 시작으로 9·7대책(135만호 주택 공급), 그리고 올해 1·29대책(보다 세분화된 주택 공급) 등 3차례에 걸친 대책을 내놓고 시행하고 있다. 비수도권 입장에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로 들릴 법하다.

물론 중앙정부가 지난 해 8월 지방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SOC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공사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인구감소지역 주택 세제 완화, 악성 미분양 취득세 감면, 공공매입 확대로 지방 부동산 수요 진작’ 등의 대책을 제시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대상이 전국적이고, 대형 건설기업에만 해당될 것 같은 시책보다는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과 감소하는 지역, 즉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차별화하는 정책을 보고 싶다.

그것이야말로 이재명정부가 강조하는 국가균형발전과 부합할 것이라 확신한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조치가 유동적 대출 규제라 생각된다. 전국 모든 지역에 대출을 규제하다보니 인구부족으로 분양이 안되어 폐업위기에 몰린 지방건설사의 자금난이 어려워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방의 미분양에 대해서는 유동적으로 대출규제를 풀어주는 등의 차별적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지방 건설 활성화를 중앙정부에만 의지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방의 건설산업 활성화가 국가균형발전의 초석이라는 중앙정부의 재인식, 지자체의 건설산업 중요성 재인식, 그리고 당사자 격인 지방건설사들의 처절한 자구적 노력이 함께 하는 통합적인 협력체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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