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가격이 오른 이유…"산란계협회 담합 때문"

산지 기준가격 3년간 통제…농가 생산비 안정에도 인상
공정위, 가격 경쟁 제한 판단…시정명령·과징금 부과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6년 05월 14일(목) 18:20
계란 가격담합 행위가 적발된 대한산란계협회에 수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국민 필수 식품인 계란 산지 기준가격을 결정·통지하는 등 해당 협회가 담합행위를 저질렀고, 이로 인해 소비자 가격이 오르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사)대한산란계협회가 구성사업자인 계란 생산·판매업체와 유통업체 간 산지거래에서 받는 기준가격을 결정하고 구성사업자에게 통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5억 94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협회는 지난 2023년 1월 설립된 사업자단체로, 산란계(양계장에서 닭을 키워 수확한 계란)를 사육해 원란을 생산·판매하는 580개 농가(국내 산란계 사육수수의 56.4%)를 구성사업자로 하고 있다.

공정위의 조사에 따르면 협회는 2023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역별 특별위원회를 통해 수시로 각 지역의 계란 중량별(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 기준가격을 결정해 구성사업자들에게 통지했다.

구성사업자들이 기준가격의 영향을 받아 실제 거래가격을 결정한 결과, 계란 실거래가격이 해당 협회가 결정·통지한 기준가격과 매우 유사한 수준으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산지 가격이 도소매 가격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협회의 기준가격 결정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필수 식품인 계란 소비자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법 위반 기간인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기준 가격을 9.4% 인상했다.

원란 생산비는 2023년 4060원, 2024년·지난해 3856원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됐다.

하지만 협회의 기준가격은 2023년 4841원, 2024년 4887원, 지난해 5296원으로 해마다 오르며 기준 가격과 생산비의 격차가 2023년 781원에서 2025년 1440원으로 확대됐다.

공정위는 기준 가격의 지속적 인상이 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계란 소비자 가격은 2023년 6491원, 2024년 6563원, 2025년 6792원까지 오르며 2년간 4.6% 인상됐다.

해당 행위 등은 전국 구성사업자들에게 팩스,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공지되거나 새로운 가격 결정이 없더라도 매주 수요일마다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기존 가격을 재안내 등의 방법으로 이뤄졌다.

이 같은 협회의 행위에 대해 공정위는 협회가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만큼 기준가격 통보 행위 자체가 경쟁 제한 효과를 낳았다고 봤다.

이에 이번 담합을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하고 협회 예산 약 8억원에 대해 과징금 부과율 55%를 적용했다.

또 위반 행위 기간이 3년 이상 지속된 점을 고려해 과징금을 50% 가산하고, 조사 협조를 이유로 10%를 감경해 최종 과징금 5억 94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국민들의 주된 식재료 중 하나인 계란과 관련한 사업자단체의 인위적인 가격 결정 행위를 제재한 사건이다”며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생산자단체 주도의 가격 결정 행위가 위법함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생활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먹거리 분야 담합에 엄정 조치함으로써 향후 식료품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공정위는 국민 먹거리 및 장바구니 품목과 관련해 민생 부담을 가중시키는 담합 및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 적발 시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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