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줄고 보안비는 늘고"…동네 금은방, 생존 기로

소비위축·범죄 우려 등 삼중고…결혼 특수도 옛말
‘장신구’에서 ‘자산 투자’로 소비 개념 변화도 한 몫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6년 05월 17일(일) 18:01
대내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안전자산인 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동네 금은방은 되레 손님이 끊기며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결혼 성수기를 맞아 기대했지만 고물가와 중동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대형 거래소와 중고거래 플랫폼의 공세, 범죄 표적까지 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금거래소 기준 순금 1돈(3.75g) 살 때 가격은 97만7000원, 팔 때 가격은 81만5000원으로 전날 대비 각 1만1000원, 4000원 떨어졌다.

여전히 금값이 100만원 안팎을 유지하면서 ‘금값 전성시대’가 도래했지만 자영업자들은 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지난 15일 광주 광산구의 한 금은방은 오전부터 금반지나 금목걸이 등을 진열장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며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금은방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을 없었다.

간혹 가게를 찾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제품 가격과 금 가격을 묻고 갈 뿐 제품을 구매하는 손님은 없었다.

특히 결혼 성수기인 5월을 맞아 호황을 기대했지만 주요 수입원인 예물 세트 구매가 최근에는 간소화되거나 아예 생략되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이마저도 옛말이 됐다.

10여년 가까이 점포를 지켜온 김모씨는 “금값이 오르면서 오히려 일반 소비자는 줄어들었다”며 “금을 사는 이들도 없거니와 파는 사람도 없다. 요즘 같은 불황은 처음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 돈에 100여만원에 이르는 금을 어떻게 사겠느냐. 최근 지인을 통해 소개 받은 지인들을 보면 예물로 커플링 하나 정도만 한다“며 ”여유가 있어야 귀금속에 눈길을 보낼 텐데 쉽지 않은 상황인 거 같다”고 말했다.

남구에 위치한 금은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결혼 예물과 돌반지 수요로 북적였지만 이제 ‘개점휴업’ 상태에 가까운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금은방은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60대 정모씨는 “예전에는 하루에 몇 팀씩은 기본이었는데, 요즘은 하루 종일 기다려도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날이 많다”면서 “금값은 올랐는데 장사는 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기업형 거래소의 등장도 자본이 적고 동네 상권에 있는 금은방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실시간 시세 공개와 낮은 수수료, 비대면 거래 확산이 맞물리면서 지역 금은방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은 금을 ‘장신구’보다 ‘투자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예물·귀금속 중심이었던 기존 금은방 시장은 위축되는 반면, 대형 거래소와 디지털 플랫폼은 투자 수요를 기반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금은방 업주들은 금값 상승에 따른 금은방을 노린 범죄가 늘어나며 커지는 불안감에 보안 강화에 필요한 추가 비용 부담까지 떠안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금은방이 지역 상권의 대표 업종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과 가격 경쟁, 보안 비용 증가, 소비 감소까지 한꺼번에 겹친 상황이다”며 “동네 금은방들이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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