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 공장 경매 ‘봇물’…제조업 비명 커진다 전남 공장 경매 2년 새 2배 이상 증가…광주도 5배 ↑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
| 2026년 05월 18일(월) 1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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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장기화에 고환율·고금리 부담, 중국산 저가 공세까지 겹치면서 제조업 기반 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장들이 경매시장에 쏟아지고 있지만 낙찰가는 급락하고 응찰자는 줄어드는 흐름까지 보이면서 지역 제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18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광주지역 공장 경매 진행건수는 2023년 1분기 3건에서 올해 1분기 16건으로 뛰었다. 3년 사이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남의 증가 폭은 더 가파르다. 전남 공장 경매 진행건수는 2023년 1분기 39건에서 2025년 1분기 92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같은 해 3분기에는 100건까지 치솟았다. 올해 1분기에도 97건이 진행되며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공장 경매 증가는 단순한 부동산 시장 변화가 아니라 제조업 현장의 자금난과 수주 감소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산업현장에서는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수출 둔화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공장 운영 자체를 버거워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공장 경매시장 분위기도 ‘최악’ 그 자체다. 전남 공장 경매 매각가율(매각가를 감정가로 나눈 비율)은 2023년 1분기 84.3%에서 올해 1분기 58.6%로 추락했다. 올해 2분기에는 50.6%까지 하락했다.
광주 역시 올해 2분기 매각가율이 47.1%에 그쳤다. 감정가 절반 수준에서도 공장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남지역 평균 응찰자 수도 대부분 1명대에 머물러 산업용 부동산 투자심리 위축 현상이 뚜렷하다.
업계에서는 최근 산단 분위기가 예년과 크게 달라졌다는 반응이다. 한때 야간까지 공장 가동이 이어지던 산업단지 곳곳에서 지금은 휴업하거나 가동률을 낮춘 업체들이 늘고 있고, 일부 업종에서는 신규 설비 투자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산업단지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구자근 의원실이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광주첨단과학국가산단의 폐업 기업은 2024년 25곳에서 지난해 44곳으로 증가했다. 휴업 기업도 같은 기간 7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전남 대불국가산단 역시 지난해 폐업 기업이 9곳으로 집계되며 증가 흐름을 보였다. 조선·기계업종 협력업체 비중이 높은 대불산단 특성상 업황 둔화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광양산단도 같은 기간 폐업 3곳, 휴업 1곳이 신고됐다.
이 같은 현상은 금형·사출·가공 등 이른바 제조업 ‘밑단’을 떠받치는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완성차와 대기업 중심 생산은 유지되고 있지만 2·3차 협력업체들은 원가 부담과 수주 감소를 동시에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 평동산단의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과 금융비용 부담이 너무 커져 버티기 어려운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공장을 내놔도 선뜻 인수하려는 곳을 찾기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중국산 저가 제품 확산도 지역 제조업체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형·기계·부품 분야를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역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석유화학·철강 관련 업종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장 경매 증가를 단순 부동산 시장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기반 약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입은 모은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광주·전남 제조업은 자동차·조선·기계·석유화학 등 대기업 중심 산업과 협력업체 구조로 연결돼 있다”며 “밑단 제조업체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 공장 경매 증가와 산단 폐업 확대는 단순 경기순환 차원을 넘어 제조업 체질 약화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역 뿌리산업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금융·판로·수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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