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농업인을 찾아서] ㈜단물

지역 농산물로 만든 식사대용 음료…소비자 ‘한 끼’ 공략
얼렸다 녹여도 부드러운 식감 유지…급냉 공정 기술 차별화
백화점 VIP 라운지 공급…프리미엄 간편식 시장 진출 주목
세계김치연구소 협업 동결건조 김치 개발…해외 소비시장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5월 19일(화) 18:31
양동민 ㈜단물 대표(오른쪽)
제조실 전경
제품 공정 모습
제품 공정
제품 모습
제품 모습2
제품 모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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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 마, 딸기, 고구마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식사대용 음료와 가공식품 개발에 나선 청년 농업회사법인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단물(대표 양동민)이 그 주인공이다.

㈜단물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형 식품 등을 개발하며 농산물 가공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 원물 판매를 넘어 가공과 브랜드화, 유통까지 연결하는 방식으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현재 농업 현장은 생산 중심 구조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산물 가격 변동은 갈수록 심해지고, 소비 패턴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반면 건강식과 식사대용식, 로컬푸드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면서 농산물 가공 산업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양동민 대표 역시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고민했다.

양 대표는 원래 농업과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아왔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10여년 이상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안정적인 직장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먹거리를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식품과 농산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사택 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채소를 먹이는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건강한 재료를 먹을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이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지금 같은 제품 형태를 구상했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당근과 사과 등을 활용한 착즙주스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원물 가격 변동이 크고 계절별 수급 편차가 심해 안정적인 제품 생산이 쉽지 않았다.

이후 양 대표는 저장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농산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단호박과 고구마, 연근, 마 등 이른바 구황작물 계열 농산물이었다.

그는 “가격 변동 폭이 비교적 크지 않고 저장성이 좋은 원물들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의 제품 방향으로 이어졌다”며 “냉동이나 가공 과정에서도 품질 편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도 장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단물 제품군은 냉장 상태에서는 음료처럼 마실 수 있고 냉동 상태에서는 아이스크림이나 스무디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단순 음료가 아니라 디저트와 식사대용 시장까지 함께 겨냥한 제품이다.

특히 제품 대부분에 단호박과 고구마, 연근 등 무안 지역 농산물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양 대표는 직접 농가를 방문해 재배 환경과 원물 상태 등을 확인하고 계약재배 방식으로 농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그는 “가까운 지역 농산물은 직접 가서 재배 환경과 당도 등을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단물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독특한 식감 구현이다. 제품은 얼리지 않았을 때는 부드러운 음료 형태지만 냉동 상태에서는 아이스크림처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순히 얼린 음료 수준이 아니라 빙질과 목넘김까지 고려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양 대표는 “잘못 냉동하면 얼음이 씹히는 형태로 변해버린다”며 “부드러운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냉동 방식과 온도, 제조 공정을 수없이 테스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창기에는 급속 냉동 설비가 부족해 참치 냉동고를 활용하기도 했다. 이후 품질 편차 문제를 줄이기 위해 대형 급속 냉동 시스템까지 구축하며 생산 안정성을 높였다.

원물을 그대로 갈아 사용하는 점도 단물 제품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일반 가공식품처럼 분말 형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농산물을 그대로 활용하다 보니 계절별 수분 함량과 당도 차이를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같은 단호박이라도 계절마다 수분 함량이 달라 제조 조건이 달라지고, 고구마 역시 품종과 저장 상태에 따라 점도와 식감이 달라진다. 결국 제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테스트 과정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양 대표는 “2000팩 정도를 생산하면서 처음 제품과 마지막 제품의 맛 편차를 줄이는 과정이 가장 어렵다”며 “온도와 살균 시간, 배합 비율 등을 계속 조정하면서 품질을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단물은 인공색소나 첨가물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신 살균과 품질 관리 공정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우유와 농산물이 함께 들어가는 제품 특성상 세균 번식을 막으면서도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배합 전·후 살균 공정을 반복적으로 운영하며 품질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시장에서도 조금씩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단물 제품 일부는 롯데백화점 VIP 라운지에 공급되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 라운지 전용 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특히 단호박 제품은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양 대표는 “처음에는 단순 디저트 개념으로 접근했는데 소비자들이 속이 편하고 부담이 적다는 반응을 많이 줬다”며 “지금은 아침 식사대용이나 간편식 형태로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음료를 넘어 한식 기반 가공식품 분야로 사업 영역도 넓히고 있다.

특히 세계김치연구소와 협업해 동결건조 김치와 김치양념 제품 개발을 진행하며 기술 기반 식품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키우고 있다.

단물이 개발 중인 동결건조 김치 제품은 물을 부으면 원래 형태와 식감으로 복원되는 방식이다. 일반 건조식품과 달리 맛과 식감 유지가 핵심인 만큼 복원 공정과 풍미 개선, 레시피 표준화 등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외국인 소비자 대상 관능 평가와 제품 테스트도 함께 진행하며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어린이와 해외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맛과 향을 조절한 수출형 제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양 대표는 단순한 음료회사가 아니라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양동민 ㈜단물 대표는 “농업도 이제는 생산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시대”라며 “지역 농산물에 기술과 아이디어, 브랜드를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지역 농가와 함께 성장하면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촌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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