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관람객을 광주로 부르는 새로운 실험

정채경 문화체육부 차장 대우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6년 05월 20일(수) 18:46
정채경 문화체육부 차장 대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최근 문화예술과 관광을 결합한 체류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끈다. 관람객 유입을 넓히기 위한 주목할만한 시도여서다.

ACC가 여행사와 협업해 선보인 ‘메모리얼 투어’는 공연 한 편을 보고 돌아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연과 전시, 5·18 사적지 탐방, 지역 관광을 하나의 여정으로 엮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총 2회(지난 15~16일, 16~17일)에 걸쳐 운영된 이번 투어는 서울 잠실역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광주로 내려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 5·18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을 앞두고 ACC 5월 레퍼토리 공연 ‘시간을 칠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1박 2일 동안 ACC 전시와 공연을 관람하고, 옛 전남도청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 광주의 역사 현장을 둘러봤다. 여기에 담양 죽녹원 등 인근 관광지 일정까지 더해지며, ACC가 자리한 광주를 잠시 들르는 곳이 아닌 머물며 이해하는 곳으로 경험하게 했다. 또한 육전과 한정식, 떡갈비 등 광주와 담양의 대표 음식까지 일정에 포함돼 문화예술과 역사, 미식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민주주의의 역사를 품은 공간을 걷고, 지역의 맛을 느끼며 하루를 보내는 과정은 광주를 관광지가 아닌 살아있는 문화도시로 이해하게 하는 시간이 됐다.

참가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5·18 행사 전야제를 눈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함께한 시간은 80년대를 되돌아보게 했다’거나,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처럼 배우는 현장이었고 민주화의 열기가 느껴졌다’는 후기는 이 프로그램이 단순 관광을 넘어 배움과 감동을 전했음을 보여준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관람객이 그 콘텐츠를 보기 위해 광주를 찾도록 만드는 일이다. 교통과 숙박, 식사, 관람을 묶은 체류형 프로그램은 수도권 관람객의 접근 장벽을 낮추고, 지역 체류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ACC 메모리얼 투어는 광주가 가진 민주·인권·평화의 기억을 문화예술 관광 자원으로 풀어낸 의미있는 출발점이지 않을까. 지역의 역사와 관광자원을 함께 엮어 관람 경험을 확장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와 문화관광 활성화까지 연결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처럼 관광을 결합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ACC는 공연과 전시를 선보이는 공간에서 관람객을 광주로 이끄는 문화관광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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