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면피성 사과"…불매·시위 확산 예고

광주 오월단체·시민사회 "형식적 문책, 꼬리 자르기"
민주주의 역사·희생 희화화…상경 투쟁·고소 검토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5월 26일(화) 18:41
2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5·18기념재단과 공법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5·18 폄훼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 코리아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와 광주 시민사회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스타벅스 코리아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사과에 대해 ‘면피성’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정 회장의 직접 사퇴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상경 투쟁과 고소·고발 등 추가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5·18기념재단과 5월 공법 3단체(민주유공자유족회·민주화운동부상자회·민주화운동공로자회)는 2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신세계그룹 측 사과에 대한 오월단체 공동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형식적인 사과와 실무진 문책만으로는 이번 사태를 덮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정용진 회장의 형식적 사과는 상처받은 광주 시민과 오월 영령들에 대한 또 다른 모욕이자 기만”이라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마케팅 해프닝이 아니라 민주주의 역사와 희생을 소비하고 희화화한 중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알맹이 없는 사과는 더 이상 필요 없다”며 “다시는 민주주의 역사와 5·18의 희생을 상업적으로 활용하거나 왜곡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분명한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장에는 5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해 ‘스타벅스 불매’, ‘역사 모독 규탄’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정용진 사퇴하라”, “신세계 OUT” 등의 구호를 외쳤다.

5·18부상자회 관계자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는 상황에서 5월 단체와 개별 접촉을 시도하는 것은 문제 해결 방식이 될 수 없다”며 “로비나 물밑 접촉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5·18기념재단과 공법 3단체는 정 회장에 대한 고소·고발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서울 상경 투쟁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남추모연대 역시 별도 입장문을 통해 “국민적 공분과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정 회장이 무미건조한 사과문 한 장으로 사태를 덮으려 하고 있다”며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하면서도 실질적인 책임은 전혀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신세계그룹의 조사 결과는 고의성을 전면 부정하며 구구절절 구차한 변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며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국민을 또 한 번 기만하는 행태이자, 총수 한 명을 구하기 위해 대기업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추악한 은폐 시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알맹이 없는 면피성 사과와 비겁한 책임 전가로 총수 자리를 보전하겠다는 것은 광주 시민과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일 뿐이다”며 “지역사회의 아픔에 공감하고 역사적 정의를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이 지녀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사회적 책임의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도 성명을 내고 “정용진은 이번에도 직원들 뒤에 숨었다”며 “이번 사과는 들불처럼 번지는 불매운동에 따른 경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 조롱을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악덕 기업인은 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사태를 초래한 근본 원인이 극우 행보로 사회적 약자들을 조롱해 온 본인의 전력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했다”며 “정 회장의 사퇴가 이뤄질 때까지 매장 앞 1인 시위를 더 확대하고, 스타벅스 본사에 재계약 취소를 요구하는 이메일 보내기 운동 등을 진행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이번 사태는 대기업이 공적 역사와 민주화 가치를 조롱한 일방적 가해 사건이자,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엄연한 ‘형사 사건’이다”며 “현장 노동자를 방패막이 삼아 동정에 호소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하면서도 정작 실제 조치는 대표이사와 실무진의 ‘꼬리 자르기식’ 해임이었다”며 “총수 개인은 어떠한 법적 책임도, 재정적 손실 감내 등의 실질적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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